[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정부가 여성 경력유지 지원 방안을 내놓은지 8개월만에 여성고용 후속대책을 15일 내놨다.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 때문에 출산과 육아를 기피하는 현상을 바로 잡겠다는 목표에서다. 사실상 '저출산 대책'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0~5세 보육 및 육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맞춰 무상보육·교육 확대와 여성 고용 활성화룰 국정과제로 설정했는데, 이는 청와대 국정과제 체계도상 '저출산 극복 여성활동'으로 분류돼 있다. 이번 발표된 '고용'대책이 기업을 통한 육아 지원에 쏠린 이유다.
지자체를 도와 어린이집 확충에 기여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사내 모성보호제가 안착할 때까지 주는 지원금을 인상하는 것이 골자다. 어린이집을 사업장 내 설치하면 그 면적만큼 건물의 용적률을 상향조정해주고, 공장 내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방식 등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2월 발표된 안에서 크게 나아가지 않은 수준인데, 정책을 집행해 나가기에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기때문이다. '보육 완전책임' 슬로건에 걸맞는 예산 편성을 하지 않았다는 것. 0~2세 영아 보육료를 국가가 전액 지원한다던 공약은 파기됐고, 3~5세 누리과정(취학 전 공통교육과정) 지원 예산을 늘리기로 한 것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유아교육법상 만 3~5세 유아에 대한 무상교육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부담하도록 돼있는데, 실제로는 대부분의 부담을 지고 있는 지자체가 거부에 나섰기때문이다. 현재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비는 지자체가 총 사업비의 90% 가량을 부담한다. 설치 후 인건비까지 지자체의 몫이다. 국고 지원금은 처음 건축비의 50%가 전부다.
이에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관련 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나섰다.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않기로 한 것. 정부는 예정대로 어린이집 무상보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자체에 예산 편성을 조건으로 두고 있어 집행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 편성을 끝까지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후속대책 가운데 하나로 지자체 운영비의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한다는 방침이 나왔지만 이 역시 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기부채납형 국공립 어린이집 30개소에 한해 총 20억원의 교사 인건비를 지원한다는 데 그쳤기때문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교육청 재정이 모자라는데 국가가 부담해야 할 재원까지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오는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누리과정 예산이 국고로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