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영업이익 4741억원을 기록하며 10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10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양사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22일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매출액 6조5469억, 영업이익 474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631억) 대비 191%,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불황을 무색케 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결과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10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에 이어 4분기 전망 역시 극도로 불투명하다.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 불과 1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에 힘입어 꾸준히 흑자를 냈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LGD는 3분기에 TV, 스마트폰 등 전 부문에서 수익성을 확보했다. 특히 최대 고객사인 애플향 디스플레이 비중이 늘면서 집중적인 수혜를 입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하향세에 접어든 가운데 캐시카우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매출이 감소했고, 대형 LCD 패널과 대형 OLED 패널 역시 시장 기대를 하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디스플레이 기업들 역시 울상이다. 특히 일본을 대표하는 디스플레이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JDI) 역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6일 JDI는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100억엔(986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268억엔(2643억원)의 흑자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을 완전히 뒤집었다.
업계에 따르면 JDI는 현재 애플에게 공급할 제품을 만들기 위한 부품을 확보하지 못해 제대로 납기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고객사 소니에 공급할 제품 출하량도 올해 하반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JDI는 오는 2016년부터 후카야 공장을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LGD의 실적 퍼레이드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 중 하나인 JDI의 부진이 깊어지면서다. LGD 역시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 중 하나로, 심화된 편중성은 위험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애플 신제품 매출 확대 영향으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모바일 제품 특성상 패널 가격이 하락하거나 중국 및 대만 업체 가세로 매출 비중이 줄어들 경우 심각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다만 국내 증권가 일각에서는 LGD와 JDI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8일 이후 재팬디스플레이의 순이익 적자 전환 전망과 중국 국경절 기간 TV 판매 부진 등의 우려로 LG디스플레이 주가가 12.4% 급락했다"며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재팬디스플레이와 달리 스마트폰부터 대형 TV까지 모든 제품군을 갖춘 구조이기 때문에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LCD 사업 자체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는다. 중국, 대만 기업들이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패널까지 전 영역에 걸쳐 LCD 판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애플향 공급단가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다. LGD의 주요 거래선인 애플, 샤오미의 협력업체들이 최근 들어 급격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LGD 8세대 패널 공장.(사진=LG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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