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 "한국형 히든챔피언, K-챔프 육성해야"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서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 제시
2014-10-27 15:22:14 2014-10-27 15:22:17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황창규 KT(030200) 회장이 대기업의 역량과 중소기업의 혁신을 결합한 한국형 히든챔피언 모델 'K-Champ(K-챔프)'를 제시했다.
 
황 회장은 ITU 전권회의 특별행사로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에서 통신업계 대표연사로 나서 이같은 비전을 공유했다.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은 세계적인 석학과 CEO, 각 국 고위 정책결정자 등 ICT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ICT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전망을 논의하는 자리다.
 
기조연설에서 황 회장은 히든챔피언으로부터 탄탄한 경제성장 동력이 발생하는 독일의 경제구조를 롤모델로 꼽으며 한국형 히든챔피언인 'K-챔프' 육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김미연 기자)
 
히든챔피언이란 연 매출이 50억유로 이하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 3위권 내에 드는 강소기업을 말하며, 독일에는 전세계 히든챔피언의 절반에 가까운 1300여개 기업이 활약하고 있다.
 
한국에 이같은 히든챔피언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선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이 필요하며, 수출의 60%와 고용의 20%를 담당하며 한국 경제발전을 주도했던 대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황 회장은 "강력한 ICT 인프라와 함께 한글과 고려청자 등을 만들어낸 한국인의 창조 DNA를 결합해 산업간 융합을 이끌어낼 K-챔프를 키워야 한다"며 "K-챔프를 성공적으로 육성하고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선 대기업이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황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들었다. 대기업이 '황의 법칙'과 같은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업계의 기술 표준을 이끄는 동안 소재·스토리지·장비 등의 시장이 생겨났고, 이 과정에서 이름없는 작은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한국형 K-챔프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스토리의 차기 주역은 통신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 성장 기회는 바로 'ICT'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미래를 직접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많은 이들이 통신산업이 포화됐고 추가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통신사들도 산업간 ICT 컨버전스를 통해 거대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CT의 미래는 사물인터넷(IoT)에서 찾았다. 특히 '연결성'과 '융합' 두 가지 새로운 요소에 주목하며 연결된 사물 간 데이터로부터 창출된 지능, ICT의 화학적 융합의 의미를 끄집어냈다.
 
황 회장은 "2020년이 되면 인터넷과 연결된 모바일 기기가 500억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통신사 자산인 네트워크, 플랫폼,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분석능력 등은 IoT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며 "통신사는 물론 K-챔프들도 이 새로운 시장에서 성장기회를 잡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비스 사업화와 리스크 관리를 함께 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글로벌 파트너십, 브랜드 마케팅, R&D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국형 K-챔프를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10월 중순 상용화를 발표한 기가인터넷 등 기가급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함께 기가 UHD, 디지털 한류 콘텐츠 K-Live, 스마트 에너지, 빅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들의 창의성을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한편, 비즈니스 플랫폼인 비즈메카를 이용해 중소벤처기업들이 향후 K-챔프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K-챔프를 위한 'ICT 컨버전스 허브'로 육성해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1000여개 스타트업 기업들이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장(전무)는 "앞서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개발자들을 위한 펀딩 등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원해왔다"며 "앞으로 K-챔프를 육성하기 위해 기존에 KT가 해오던 활동과 더불어 회사가 생각하는 철학, 권한 위임, 플랫폼으로서의 대기업의 역할 등을 고려해 방안을 구체화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 회장은 "통신사의 역할이 ICT 융합사업에서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주파수 배분을 위한 정부 지원부터 사업자간 IoT 표준화까지, 열린 협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며 "KT는 한국형 창조경제의 선도적 파트너이자 한국형 히든챔피언의 동반자로서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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