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지난 13일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인위적으로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없지 않느냐"는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서승환 장관의 답변은 "마땅치 않다"였다. 전셋집 공급부족으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없음을 시인했다.
역대 최장기 전셋값 상승, 전세난민 발생 등 역대급 전세난이 발생했지만 국감에서 예고된대로 정부는 어떤 특효약도 만들지 못했다.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전세시장를 포기하는 대신 가속을 내는 월세화에 대비하고 이에 따른 서민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대비하는 쪽으로 임대차시장 관리 방향만 정해졌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금융위원회는 30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서민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관계기관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전월세 불안 우려지역에 매입·전세임대 집중 공급 ▲다세대·연립주택 공급 확대 및 금리 인하 ▲10년 장기 임대 건축시 용적률 법정상한 인센티브 제공 ▲공공임대리츠 확대 ▲준공공 임대주택 의무임대기간 단축 및 기금 지원 강화 ▲LH전세임대 보증금 지원금리 인하 ▲근로자서민 및 저소득 전세자금 통합·금리인하 ▲대한주택보증 세입자 연체 위험 보증 등을 실시키로 했다.
실수요서민주택시장인 임대차시장은 전세와 월세로 나뉘지만, 이번 대책에는 월셋집 공급 확대와 월세 지원 강화 등 월세 대책 일색이다. 전세값 상승 억제와 전셋집을 찾아 도심 외곽을 전전하는 난민들을 지원하는 대책은 없다.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은 민간의 의해 결정된다. 재정 등의 문제로 정부가 직접적인 전셋집 공급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자자와 집주인의 의사결정에 따라 전세 공급량이 결정된다.
국토부 이번 대책을 발표하며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은 거시경제 여건 변화 등으로 전세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하는 고조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임대인은 저금리, 낮은 집값 상승 기대감 등에 따라 월세로 전환하려는 반면 임차인은 주거비 점감차원에서 전세거주를 선호,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2012년 34.0% 수준이었던 임대차시장에서의 월세 신규 계약 비중은 2014년 41.6%로 증가했다,
허명 부천대교수는 "정부에서도 전세가 없어지고 월세로 전화되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월세부분을 더 생각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10.30전월세대책 발표현장(사진제공=국토부)
현 정부 출범 이후 국토부는 지속적인 매매 활성화를 통해 추가 주택분의 전셋집 공급과 전세수요 감소를 유도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 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까지 올해 주택거래량은 7만4121건으로, 2006년 이후 최고 거래량이 확실시되지만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올들어 전국 전셋값은 3.46%, 수도권은 4.28%, 서울은 3.72% 상승했다.
임대차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세입자가 늘었지만, 전셋집 감소가 더 빠른 속도를 내며 전세공급 부족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정부의 매매활성화 정책은 부동산부양이라는 일부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전셋집 공급과 전세수요 감소해 전세난을 해소하고, 동시에 매매시장 침체, 하우스푸어 문제까지 잡는다는 측면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매매시장이 큰 틀에서 안정화되면서 그 여파가 임대차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져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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