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중국, 일본의 주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업체들이 내년부터 생산량 조절에 돌입하면서 TV용 패널 수급이 안정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LCD 패널 전체에 걸쳐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패널 가격이 점진적인 하락세로 돌아서자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4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내년도 LCD TV 패널 시장은 3% 확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총 2억376만대, 올해는 총 2억4900만대의 LCD TV 패널이 생산돼 전년 대비 1200만대 가량 시장 규모가 확대됐지만 내년에는 800만대 수준의 상승세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내내 AUO, 이노룩스, BOE 등 중화권 업체들과의 출혈 경쟁에 시달리던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 입장에서는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다만 주요 업체들이 모두 고해상도 대형 LCD 패널 캐파를 늘리는 모양새여서 프리미엄 패널 부문에서는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디스플레이업체 LCD TV 패널 캐파 전망.(자료=디스플레이서치)
AUO, 샤프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내년도 캐파를 비교적 보수적인 수준으로 책정했다. 현 수준 이상으로 LCD 생산량을 더 늘리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AUO는 39인치 패널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50인치, 55인치 비중을 늘려 전체적인 출하량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의 샤프 역시 전체적 생산량은 줄이는 대신 60인치 대형 패널 비중은 늘리기로 했다. 이노룩스 역시 캐파를 일부 제한하고 나섰다. 실제 이노룩스는 지난 3년간 신규 공장을 세우지 않고 있는 상황. 이노룩스는 내년 총 4900만대의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며, 이는 올해와 같은 규모의 생산량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내년 LCD TV용 패널 생산량을 5350만장 수준으로 계획했다. 이는 올해보다 120만장 많은 규모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100만장 가량 줄어든 규모다. 삼성전자 또한 소폭 생산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올해 5620만장의 생산량을 기록했으며 내년에는 5690만장 규모의 캐파가 예상된다.
각 제조사들의 생산량 조절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목할 포인트는 울트라HD(UHD) 패널 시장이다. UHD TV가 빠르게 대중화의 길을 열면서 이매 해당 패널 시장은 업체간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대만의 이노룩스가 UHD 패널 시장에서 32.8%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부터 LG디스플레이가 이노룩스와의 격차를 4.6%포인트 차이로 줄이며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LGD는 불과 한 달 만에 이노룩스와의 점유율 차이를 10%포인트 줄이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UHD 패널 시장은 2012년부터 LG·삼성전자가 80인치대 UHD TV를 내놓으면서 개화됐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이 대형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전략을 고수하는 사이 제품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춘 중국 TV업체들에 UHD TV 시장의 주도권을 뺏겼고, 이들 업체에 패널을 공급하는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UHD 패널 시장을 장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내년부터는 업계 상위권 업체들이 모두 UHD TV용 패널 생산에 주력하면서 사실상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업체 한 관계자는 "UHD 패널의 기술 장벽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가격경쟁이 불가피하다"며 "한국 기업의 경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말고는 기술적 이점이 별로 없지만 내년에 시장 개화가 가능할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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