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인텔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005930)의 유럽향 스마트폰 갤럭시알파에 자사의 AP를 공급한 데 이어 에이수스의 '패드폰 X 미니'를 통해 북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안드로이드 롤리팝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도 발표한다.
6일 인텔 관계자에 따르면, 인텔은 에이수스의 전략 스마트폰 패드폰X 미니를 시작으로 아톰 프로세서와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모뎀칩 XMM 7160 조합을 적용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패드폰X 미니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 인텔이 LTE를 지원하는 칩셋을 공급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와 함께 인텔은 내년부터 64비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생산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롤리팝(L) OS 디바이스에 탑재한다. 특히 구글의 새로운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롤리팝이 인텔의 새로운 아키텍처인 '실버몬트'에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롤리팝에 들어갈 인텔의 모바일 AP는 올 상반기 출시된 '메리필드'가 유력하다.
PC 시대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윈텔 동맹'으로 불리며 프로세서 시장을 독점했던 인텔은 모바일 디바이스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면서 예전 만한 위세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구글과 애플이 ARM 기반의 프로세서를 채택하면서 X86 기반인 인텔의 프로세서는 설 곳이 마땅치 않았다.
인텔 프로세서를 채택한 안드로이드 제품이 없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했고 판매량도 높지 않았다. 실질적인 성능은 나쁘지 않으나 일부 앱이 제대로 호환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도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도 모바일 디바이스용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다는 정도였지, PC시장에서의 인텔과 달리 성능이 불안정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글과 인텔의 파트너십이 강화되기 시작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구글 입장에서는 ARM뿐만 아니라 인텔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경우 더 다양한 디바이스에 안드로이드 OS가 탑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칩 제조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경우 궁극적으로는 디바이스 가격도 낮아져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또 코어 M을 비롯해 14나노 공정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들은 약점이었던 전력 소비효율이 개선돼 ARM 기반 AP와 이를 채택한 기기들 못지 않은 배터리 사용시간을 제공할 전망이며, 실버몬트 아키텍처 이후 약점이었던 호환성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윈텔'의 영광과 윈도 운영체제 일변도에서 벗어나려는 인텔의 향후 행보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새로운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함께 개발해오던 인텔이 타이젠이 아닌 안드로이드에 프로세서를 납품하는 것도 모자라 64비트 모바일 칩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시스템 AP 공정 기술에서도 인텔의 기술력이 한수 위로 평가받고 있는 터라 삼성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경우 프로세서 벤더가 하나 더 추가된 만큼 퀄컴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는 악재로 평가된다. 특히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의 무게중심이 모바일 디바이스보다 반도체 부문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이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시스템LSI 사업부의 사업 부담이 한층 더 커졌다.
◇사진=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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