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새누리당의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45만명의 공무원 중 대다수인 98.6%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 및 지방공무원과 교직원 등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11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부터 6일간 실시한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새누리당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공무원 수는 100만6242명으로 이 가운데 찬반투표 대상 공무원은 경찰, 교도관 등 치안관련 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을 제외한 79만6814명이다. 이번 투표에는 이 중 44만5208명이 참여했다.
오성택 공투본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표자 44만5208명 중 반대한 사람은 43만9145명으로 전체의 98.64%에 달했다"며 "찬성 의사를 전달한 사람은 4411명(0.99%)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와 공노총, 전교조, 교총, 한국노총공대위, 단위노조연합 등 각 단위별로도 모두 반대가 98%를 넘었다.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은 11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새누리당의 당론 발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다.ⓒNews1
김성광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번 투표 결과는 공무원의 압도적 다수가 새누리당의 연금법 개악안을 반대한다는 일치된 의사가 수렴된 것"이라며 "공투본에서는 '국민복지 살처분·불통정권'에 대한 2단계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공투본은 새누리당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과 당정청이 '공적연금강화 범국민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불통·일방통행이 계속 된다면 ▲공적연금 파괴 규탄 리본달기 ▲새누리당 지역구 등 항의농성 ▲공적연금 강화 1000만인 서명운동 ▲준법투쟁 ▲정권퇴진운동 ▲총파업 추진 등을 대표자 회의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청와대와 정부가 투표 방해행위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성광 공동집행위원장은 "투표는 현업에 매달려 시간을 내기 어려운 현장공무원들을 배려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방법을 택했고 근무에 지장이 전혀 없는 범위 내에서 진행했다"며 "이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수단인데도 안전행정부는 투표 방해 압박행위를 서슴없이 저질렀다"고 고발했다.
김 위원장은 "100만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의견수렴절차임에도 헌법적 기본권을 유린하며 각 부처 투표소 설치나 투표행위를 집중 감시하는 등 탄압이 자행됐다"며 "또 청와대에서는 국무총리를 내세워 고위공무원들에게 인사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이용해 찬성서명을 강행하는 촌극을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투표 결과와 관련해 공무원들의 노고와 희생, 억울함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회유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공무원들이 박봉에도 애국심과 자부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지금 공무원연금을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지금 우리가 개혁의 십자가를 짊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권 대변인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해야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갑론을박 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내일의 대한민국을 위해 정치권, 당사자인 공무원들까지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여러분들이 보기에 미흡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대안이 무엇인지를 말해주길 바란다"며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나 대안없는 비판은 지양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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