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대부업체라는 비판적 시각을 딛고 저축은행으로 업그레이드된 일부 저축은행들의 스포츠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긴 하지만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2금융권이 비인기 종목을 후원하거나 스포츠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두고, 자금에 여유가 있으면서도 비인기 종목을 외면하거나 스포츠단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는 대기업들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러시앤캐시가 인수한 OK저축은행은 배구단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핸드볼 구단 코로사에 투자한 웰컴론은 최근 네이밍 스폰서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자산규모로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이들 업체의 스포츠마케팅 성패를 두고 다양한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네이밍스폰서였던 웰컴론은 코로사에 후원 중단을 통보했다.
OK 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국내 배구리그에서 ‘러시앤캐시 베스피드’로 창단해 지난 7월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서 팀명칭도 변경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적지 않은 돈이 들지만 스포츠 산업에 공헌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임직원들의 응집력도 강해지는 '반사적 이익'도 보고있다"고 배구단의 성공적 안착을 자축했다.
타 금융권에서도 OK저축은행의 이같은 행보가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축구, 농구 등 인기 구기종목은 1금융권에서도 뛰어들기 쉽지 않다"며 "더욱이 대부업에서 시작해서 제도권에 들어온 (OK저축은행 같은) 경우는 이미지 변신에도 용이하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스포츠마케팅은 어떤 사회적공헌 활동과 비교하더라도 효과가 뛰어나다"며 "운영비는 만만찮겠지만 실보단 득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예신저축은행을 인수한 웰컴론은 비인기종목인 핸드볼을 선택, 상당기간 투자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최근 웰컴론이 핸드볼 구단 코로사에 후원 중단을 통보하며 스포츠마케팅을 접었다.
장미육종 사업을 하는 코로사 핸드볼 구단이 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자금난을 겪자 웰컴론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고 최근까지 ‘웰컴론코로사’라는 이름으로 팀을 함께 운영해 왔다.
최초 3년 계약 후 1년씩 연장해 총 6년간 이어왔으며 웰컴론이 구단 운영비 대부분을 후원비로 충당했다. 규모는 약 50억원에 육박했지만 핸드볼 구단 `웰컴론코로사`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장인식 웰컴론코로사 감독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로 고대부고 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News1
웰컴저축은행도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인수한 지금 시점에서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중단하는 것은 아쉽다"며 "핸드볼 등 비인기종목의 저변확대라는 큰 포부를 접게 돼 더욱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스포츠마케팅 전문가 K씨는 "명망있는 대기업과 1금융권에서 외면한 비인기 종목을 오랜기간 후원하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유명 은행마저 포기한 배구단 운영을 2금융권의 저축은행이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자금력 풍부한 기업들이 보고 배울 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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