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간의 고압적인 태도를 버리고 러시아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를린 연방의회에서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의 경제 공동체 논의가 진행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메르켈은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EU는 유라시아공동체(Eurasian Union)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유라시아공동체는 러시아 주도의 관세동맹으로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이 이 경제 연합에 속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통신)
메르켈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는 독일이 러시아와의 경제 공조를 모조리 끊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독일 정치권에서는 메르켈 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너무 강경해 외교적인 접근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외교적인 해법을 강조하는 이들은 메르켈이 호전적인 발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자극하기 보다, 경제 공조란 공통의 관심사를 촉매삼아 푸틴과 대화해야 한다고 본다.
한 독일 고위 관료는 메르켈 총리에게 "러시아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려면 엄청난 인내와 스태미나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경제 인사들도 현 정부의 대러시아 강경정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독일 산업연맹(BDI)은 지난 봄에 대러시아 제재에 동의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지만, 지금은 러시아와의 거래 단절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치권에서도 독일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알렉세이 울류카에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기업인들을 상대로 "제재를 주고받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용납해선 안될 것"이라며 "EU와 러시아 간의 무역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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