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내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고배당 논란에 휩싸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국내 금융사 역시 고배당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데다 새로운 수장이 이끄는 금감원의 감독방향도 미뤄볼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대부분 10%가 넘는 배당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 시책에 맞춰 배당율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정부는 투자 활성화와 소득증대 차원에서 기업들이 사내에 유보금을 쌓지 말고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이들 금융사들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부 시책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배당정책을 펼치려 한다"고 입을 모았다.
A금융지주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정 규모 이상의 배당을 해야 한다"며 "올해는 실적도 괜찮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까지 은행권 누적 순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익을 넘어섰다.
B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들도 외국인 지분이 60~70%에 달한다"며 "감독당국에서 탄력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면 할 수 있는 만큼 배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웅섭 원장이 이끄는 금감원의 검사·감독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면에서도 SC은행의 종합검사를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감독방향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금감원 임원 인사는 진행중이다. 전날 금감원 부원장 3명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 이르면 이번 주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부원장 후속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배당이 많아도 배당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전임 금감원장과는 얼마나 차별화 됐는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SC은행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최근 SC은행이 적자상황에서도 영국 그룹 본사에 1조원을 웃도는 배당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진상파악에 나섰다. SC은행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15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9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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