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전문' 버리고 '종합' 택하다
2014-12-17 17:27:01 2014-12-17 17:27:02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부엌용, 사무용 분야에서 전문성을 내세웠던 가구사들이 '전문' 타이틀을 떼고 '종합' 가구사로 변모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침체의 후유증을 피하고, 사업 안정성을 한층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1위 한샘(009240)은 1970년 당시 부엌가구 전문제조업체로 출발했다. 이후 부엌가구 시장에서 꾸준히 1위를 지켜오다가 1997년 인테리어 사업부문에 뛰어들었다. 당시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중고가 부엌가구 시장에서 중저가 인테리어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뉴스토마토>가 17일 기업들의 경영실적 공시를 분석한 결과, 한샘은 2000년 당시만 해도 부엌가구 부문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 부엌가구 전문기업이란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 2005년 매출 기준 부엌가구 비중은 61.9%까지 줄었다. 반면 인테리어 부문은 전체 매출 비중의 38.1%까지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인테리어와 부엌가구 매출 비중이 각각 37%, 38%로, 종합가구 기업의 모습을 갖췄다.
 
그 동안 사무·특판 가구에 주력해왔던 현대리바트(079430) 역시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나섰다.
 
지난 2010년 현대리바트 전체 매출 가운데 50% 이상은 건설업체의 신규주택을 대상으로 납품되는 특판가구가 차지했으며, 사무용 가구 비중도 30%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의 품에 안긴 이후 특판과 사무용 가구를 줄이고, 가정용 가구 비중을 늘려 왔다. 그 결과 인수 직전인 2011년 전체 매출의 19%을 차지했던 가정용 가구가 지난해 말 기준 28%까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무용 가구는 24%에서 18%로 비중이 감소했다.
 
부엌가구에 주력해왔던 에넥스(011090) 역시 수익성이 높은 인테리어 가구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09년에는 신사업으로 정수기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처럼 가구사들이 전문가구 기업에서 인테리어 가구로 눈을 돌리며 종합가구로 전략을 바꾼 데는 인테리어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각 사의 설명이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이미 10조원대를 넘어섰으며,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아울러 국내 가구사들이 오래된 업력을 유지해 온 덕에 브랜드 파워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다 보니 성장 가능성이 큰 인테리어 시장으로 진출하게 됐다"며 "업계 전체가 인테리어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가구매장이 이제는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쇼핑의 공간이 되고 있는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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