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아이를 키울 때 무엇을 해라, 무엇을 하지 말라고 강요를 하는 것은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스마트미디어 산업도 마찬가지다"
17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등의 주관으로 과천과학관 창조홀에서 열린 '방송의 스마트미디어산업으로의 변화와 발전 전망'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가 규제보다는 지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미디어는 미디어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결합해 시공간과 기기 제약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융합적·지능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발전 중인 매체를 지칭한다. 스마트미디어의 주요 5대 시장 규모는 올해 기준 2조7000억원으로 추산되며 2020년에는 13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지난 5일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수립한 '세계 최고의 스마트미디어 강국 실현을 위한 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의 토론회는 정부의 산업 육성 계획 발표 이후 학계와 연구계, 산업계가 지혜를 모아 스마트미디어 산업으로의 변화와 발전 전망을 논의하고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진=김진양기자)
토론자로 참석한 이희주 콘텐츠연합플랫폼 전략연구실장은 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을 자녀 양육에 비유했다. 특히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운 첫째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칭했다.
그는 "아이를 믿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듯 이제 막 형성된 시장을 키우는 데에는 규제가 최소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료방송의 대체재로 등장한 넷플릭스와 국내의 OTT 서비스인 푹(pooq)이나 티빙(tving)은 태생이 다르다"며 "미국에서 넷플릭스의 규제를 말하는 것을 보고 국내의 OTT를 규제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언급했다.
앞서 주제 발표를 한 이영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와 토론자로 나선 곽동균 KISDI 박사도 비슷한 시각을 공유했다.
이들은 "정부의 산업 육성 계획은 규제라기보다는 산업을 어떻게 키우고 진흥할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제도적 장벽은 낮추고 정부가 나서기보다는 시장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것이 큰 방향"이라고 전했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상무 역시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해도 규제시스템 때문에 지르지 못하는 것도 많다"며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범위를 정해주기보다는 '어떤 것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쪽으로 길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참석자들은 정부가 울타리를 치는 역할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 진출의 길을 열어주며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조력자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희주 실장은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도 여전히 많은 수의 콘텐츠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정부가 불법 콘텐츠에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곽동균 박사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아시아에서 국내 콘텐츠는 헐리우드 콘텐츠 다음으로 인기가 있다"며 "좁은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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