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유지승기자] 지난 2011년 12조원 규모였던 은행권 순익은 2012년 9조원, 2013년 4조원으로 급감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전체 144개국 중 종합 순위 26위를 기록했지만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는 80위에 그쳐 아프리카의 가나(62위)에도 못미쳤다. 정부가 구조개혁의 핵심 분야로 금융을 지목한 이유다.
◇금융산업, 환골탈태 필요..강력한 구조개혁 주문
정부는 금융업이 현실에 안주한 결과 전반적인 경쟁력이 낮아진 만큼, 금융산업 자체가 유망 서비스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산업의 보신주의 관행 등으로 자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금융산업이 위축되면서 경제활력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금융업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6.4%에서 2012년 6.1%, 2013년 4.4%로 하락했고 올해 3분기 현재 5.4%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 ▲가계부채 ▲국제금융시장 등을 내년 우리 경제의 3대 리스크로 꼽고 강력한 구조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가계부채 관리강화와 선제적인 기업구조조정, 자본유출입 대응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 구조조정이 주로 이뤄졌다면 이제부터는 저성장 고착화로 어려움이 누적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의지 중요..가계부채 '질'관리 나서야
전문가들은 구조개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경제 여건과 그밖에 여러 위험요인들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구조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서 경기 부양에 치중했던 정부가 구조개혁에 나선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구조개혁이란게 쉽지 않은 문제라 정부가 얼마나 구체적인 안을 갖고 실제로 합의를 이뤄내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로 여러가지 합의가 이뤄져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들을 준비하고 접근하지 않으면 구조개혁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가계부채 '질' 관리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구조개혁을 추진해 경제활력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규제완화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하는 등의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동안에 부채조정을 해나간다면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최소화 할 수 있어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신뢰 회복이 급선무
ⓒNews1
무엇보다 바닥으로 떨어진 금융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확립을 통한 소비자 신뢰 강화가 필수"라며 "결국에는 금융업 기본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설립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은행건전성 관리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감독행위가 조화를 이루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를 위해 금소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