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중앙은행의 달러 방출에 힘입어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푸틴 정부의 공언과 달리 러시아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 경제가 직면한 문제에 확실하게 대처하는 중"이라며 "나라 전체가 제역할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도 루블화가 균형점을 찾았다며 외환위기 가능성이 사실상사라졌다고 선포했다.
이 두 발언은 루블화 가치가 닷새 연속 약세를 종료하고 강세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달러·루블 환율은 이날 전일보다 1.5% 내린 52.65루블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루블 환율이 달러 대비 80루블까지 솟구쳤던 것을 감안하면 며칠만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지난 3개월 달러·루블 환율은 27% 정도 올랐다.
◇달러·루블 환율 추이 7월~12월 25일 (사진=인베스팅닷컴)
러시아 중앙은행의 꾸준한 달러 풀기가 제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방어를 위해 올해 무려 800억달러를 시장에 쏟아 부었다.
이후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000억달러 이하로 쪼그라들었으나, 대규모 달러 방출로 루블화 약세 불안감은 어느 정도 완화됐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지속해서 하락하는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지정학적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어 루블화 약세가 재점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은 투자 부적격(정크) 단계보다 고작 한 단계 위에 머물러 있다. 삐끗하면 10년 만에 처음으로 정크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리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서민들의 생활고 또한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부터 수입업자들이 활동을 재개하면 물가가 올라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러시아 재무부는 올해 소비자 물가가 11%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12월 물가 상승률인 10.4%를 웃도는 수치다. 러시아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는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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