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 결산)①유례없었던 타고투저
규정타석 타자 36명이 타율 3할대
2014-12-30 10:00:00 2014-12-30 10:00:00
다사다난했던 올해 한국 프로야구도 계약 등 후속일정까지 마무리되고 있다. 일부 외국인 선수와 미계약 FA(자유계약선수) 가 남기는 했지만 주요 일정은 사실상 끝났다. 올해도 한국 프로야구는 경기 내·외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의 특징을 6회에 걸쳐서 짚어본다.<편집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는 극심한 타고투저의 해였다. 리그 평균자책점은 무려 5점대에 달했고, 타율 3할에 오른 타자는 36명에 달했다. 
 
덕분에 타격 부문에서 온갖 기록이 쏟아졌다.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200안타를 넘긴 선수(서건창·201안타)가 탄생했고, 2003년 이후 11년 만에 50홈런을 넘어선 기록(박병호·52홈런)도 나왔다.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친 선수(강정호·40홈런)도 등장했다.
 
반면 투수 부문에서는 불명예 기록이 속출했다. '꼴찌' 한화이글스는 팀 평균자책점이 6.35에 달하며 종전 기록이었던 삼미슈퍼스타즈의 6.23을 경신했고, 팀 평균자책점 1위인 NC도 4.31에 달했다.
 
◇'단일 시즌 200안타'를 기록한 서건창이 축하 꽃다발을 받았다. ⓒNews1
 
◇3할대 타자 36명에 달해
 
올해 정규시즌 기록을 기준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율 3할을 넘긴 타자는 36명에 달한다. '3할 타자'라는 호칭의 희소성도 떨어졌다.
 
지금까지 3할 타자가 가장 많았던 시즌이 20명이다. 종전 기록을 80%나 넘겼다. 
 
타율 3할3푼 이상도 12명이나 나왔다. 
 
상위권 팀의 타격 성적이 역시 우수했다. 팀 타율이 3할1리에 달한 삼성은 최형우(3할5푼6리·공동 4위)를 시작으로 박한이(3할3푼1리·12위), 채태인(3할1푼7리·21위), 박석민(3할1푼5리·공동 24위), 이승엽(3할8리·공동 30위)까지 5명이 3할대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타격 부문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인 넥센은 '독보적 선두'인 서건창(3할7푼)을 필두로 강정호(3할5푼6리·공동 4위), 유한준(3할1푼6리·공동 22위), 이택근(3할6리·공동 32위), 박병호(3할3리·35위)에 이르기까지 역시 5명이 3할대 타자 명단에 들었다.
 
하위권 팀도 이에 못지 않았다. 9위 한화는 김태균(3할6푼5리·2위), 피에(3할2푼6리·15위), 송광민(3할1푼6리·공동 22위)가, 8위 KIA는 김주찬(3할4푼6리·6위), 안치홍(3할3푼9리·10위), 이대형(3할2푼3리·17위), 나지완(3할1푼2리·26위)가 3할대를 기록했다.
 
◇김광현. (사진제공=SK와이번스)
 
◇평균자책점 3점대 투수 6명 불과
 
이에 비해 평균자책점 3점대 투수들은 찾기 어려웠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에서는 6명 뿐이었다. 그중 한국인 투수는 김광현(3.42)이 유일했다.
 
리그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구단 NC도 4.29나 됐고, 리그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역대 최고인 5.21에 달했다.
 
선수 개인으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앞서 말한 대로 김광현 외에는 3점대 평균자책점은 모두 외국인 투수였다. 밴덴헐크(삼성·3.18), 밴헤켄(넥센·3.51), 찰리(NC·3.81), 니퍼트(두산·3.81), 리오단(LG·3.96)이 주인공이다. 예년이라면 '평이한 외국인 투수'란 평가를 받았을 기록이다.
 
평균자책점 선두인 밴덴헐크의 기록은 1위로서는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선두에 오른 것은 지난 2003년 셰인 바워스(당시 현대 3.01)가 유일하다.
 
10승을 넘긴 투수는 15명뿐이다. 삼성(밴덴헐크·윤성환·장원삼)과 롯데(유먼·옥스프링·장원준)가 3명씩, 넥센(밴헤켄·소사)과 NC(찰리·이재학) 그리고 두산(니퍼트·유희관)이 2명씩, LG(우규민)·SK(김광현)·KIA(양현종)가 1명씩이다. 한화는 한 명도 없다. 그런 와중에도 밴헤켄은 20승을 거둬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었다.
 
◇'타고투저' 현상은 외국인 투수도 피하기 어려웠다. NC의 에이스인 찰리 쉬렉은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2.48이나 올해는 3.81로서 급격하게 치솟았다. (사진제공=NC다이노스)
 
◇타고투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듯
 
타고투저의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꼽힌다.
 
외국인 타자 합류와 국내 타자의 '거포화', 너무 좁았던 스트라이크 존과 국내 투수들의 기량 저하 등이 그것이다.
 
특히 투수의 기량 저하가 많이 거론됐다. 현장에선 "쓸만한 투수가 없다"는 하소연이 많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반발력이 과도한 공인구와 타자장비의 발전도 지목한다.
 
이같은 타고투저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경기수가 늘어나 팀별로 144경기를 치른다. 투수진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경기 숫자만 늘어나는 것이다. 투수력의 강화는 모든 팀의 숙제가 됐다.
 
기존 투수가 성장하지 못하고 신인 투수 중 돋보이는 투수가 없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내년에 류현진-김광현-윤석민 등의 뒤를 이을 새로운 영건들이 활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그만큼 '즉시전력감'인 신인 투수가 드물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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