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일 안충영 동반위원장 취임식 모습.ⓒ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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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적합업종 재지정'이 끝내 해를 넘기게 됐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이 적합업종 재지정의 연내 합의를 공언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재지정 품목 77개 가운데 아직 합의에 이르지 않은 품목만 51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견해차는 여전하다.
올해 말로 적합업종 등록기간 3년이 지난 품목은 모두 82개다. 이 가운데 적합업종 재합의를 신청한 77개 품목에 대해 이해당사자 간 논의를 이어왔으나, 30일 현재까지 26개 품목에 대해서만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 상태다.
적합업종 제도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기업은 3년 동안 시장 진입을 자제하고 중소기업은 유예기간 동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지난 2011년 도입됐다.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경제민주화 논란이 거세던 2010년 정운찬 전 총리를 초대 위원장으로 대통령 직속 하에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정 위원장이 청와대와 마찰을 빚은 끝에 전격 사퇴하면서 동반위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급기야 재벌그룹을 중심으로 ‘적합업종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에 이르렀다.
올해 말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합의를 앞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입장차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지난 8월 안충영 위원장은 ‘적합업종 재지정’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취임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완화 기조와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담당하는 동반위 역할이 상충되면서 첫 출발부터 부담이 컸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적합업종 제도에 대한 법제화를 포기하면서 중소기업계의 숙원을 단숨에 저버렸다. 올해 안에 마무리 짓겠다고 했던 적합업종 재지정 역시 논란만 낳은 채 아직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동반위는 적합업종 만료 이후 2개월 한도 내에서 재지정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30일 만료된 14개 업종 가운데 12개 품목은 재지정 여부가 결정됐으며, 나머지 금형 2개는 현재 상생협약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30일 만료된 22개 품목 가운데 현재까지 합의된 품목은 8개에 불과하다. 14개는 2개월 연장 시점인 다음달 말까지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오는 31일 만료되는 41개 품목 중에서는 단 6개만이 합의된 상태다. 재지정 여부가 연쇄적으로 지연되면서 51품목에 대한 재지정 여부는 내년 2월을 넘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해가 바뀌는 시점에서 적합업종 재지정 여부가 하루 빨리 매듭지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업계 관계자는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기업계에 큰 이슈인 만큼 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서로 합의를 이루는 것도 좋지만 해가 바뀌는 만큼 시간을 끌지 않고 빨리 결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업계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시간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이며 "안전장치 확보를 위해 연장기간인 2개월간은 적합업종 권고사항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사이 중소기업계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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