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올해도 경기회복을 크게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위기 속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아내야만 한다"
최근 몇 년간 저성장 기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유통업계가 새해를 맞아 성장전략 짜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경기불황에 각종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만큼 올해를 준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실적부진을 만회하고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해 불황 탈출을 시도해야 한다는 필사적인 의지로 을미년(乙未年)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통업계 수장들이 던진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은 내실경영과 신성장동력 확보다.
롯데그룹은 올해 역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것으로 전망하면서 무리한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조7131억원, 영업이익은 425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0.73%, 1.28%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실적부진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롯데마트의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4%와 48.6% 감소한 2조1820억원, 510억원을 기록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단순한 외형 성장이나 단기 수익을 쫓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철저한 예측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그룹의 강점과 핵심역량을 굳건히 하고 수익구조를 안정화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임시개장한 제2롯데월드가 '사고뭉치'로 전락하면서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른 시일 안에 수습하고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은 "완벽한 안전관리를 통해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완벽한 안전관리를 통해 시공 과정에서도 일체의 의혹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100년 이상 장수한 글로벌 기업들의 생존비결은 미래를 예측하고끊임없이 사업 포트폴리오 변신을 시도한 것"이라며 "지속성장을 위해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각 계열사별로 보유한 핵심역량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합리적 소비트렌드로 백화점의 채널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한계에 부딪치자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등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면서 그룹의 신성장동력사업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도심형 아웃렛까지 향후 2~3년 간 출점계획이 줄줄이 예정된 상태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신세계 역시 면세점과 복합쇼핑몰 사업을 키우기 위해 그룹 차원의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신성장동력 육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화장품업계의 영원한 맞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모두 글로벌사업 확장을 신년 화두로 꼽았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한 만큼 해외시장 확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020년 글로벌사업 매출 비중 50% 달성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올해도 해외사업 확장에 계속해서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중국과 아시아지역의 고객 조사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의 확산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 '제 6의 대륙'이라고 불리는 면세사업 역량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글로벌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역시 해외사업 적극 전개로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포부다. 최근 중국사업에 속도를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를 넘어 미국 등 선진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주력사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등 시장선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시장 규모, 성장성, 사업여건을 고려해 중국과 중화권 국가를 최우선 목표 시장으로 설정하고 집중 육성해 나가는 동시에 향후 미국과 일본 등 선진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일제히 소비심리 침체가 당분간 개선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데 대해 의견을 같이 하고 그에걸맞는 전략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올해도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다양한 유통 플랫폼을 선보임으로써 매출처를 다변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매장 축소 등 효율성 강화 작업에 주력하는 동시에 신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확장정책을 펴는 투트랙전략으로 갈 것"이라며 "신사업과 해외사업 성공 여부가 향후 업체들 간 성패를 좌우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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