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대기업들이 여름을 겨냥한 에어컨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중견·중소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시장을 지배하는 공룡들 움직임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대형 에어컨 제조사들은 최근 앞다퉈 2015년형 에어컨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2015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을 출시했고, LG전자 역시 오는 13일 신제품 휘센 에어컨 출시 행사를 개최한다. 통상 제품이 출시된 직후 예약판매에 돌입하는 만큼 금주 예약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모델이 지난 11일 2015년형 에어컨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모습. LG전자도 이번주 출시 행사를 통해 신제품 출시에 나선다.(사진=삼성전자)
대기업들의 발빠른 행보에 국내 중견·중소 에어컨 제조사들의 움직임 또한 분주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은 85%가량으로 압도적이다. 그 뒤로 대유위니아, 캐리어에어컨, 동부대우전자 등이 한자릿수 점유율 다툼을 벌이고 있다.
최근 내부적으로 예약판매 일정을 조율 중이던 대유위니아는 일정 재조율에 나섰다. 지난해와 비슷하게 1월말 예약판매 돌입을 예상했지만 이른 양사의 움직임에 예약판매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유위니아와 업계 3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캐리어에어컨 역시 업계를 주도하는 양사의 일정을 어느 정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감히 버릴 것은 버리는 전략도 눈에 띈다. 중저가 제품 위주로 에어컨 사업을 벌이고 있는 동부대우전자는 연초 예약판매를 포기하고 오는 3, 4월 직접 제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전체 사업에서 에어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중저가 제품 위주인 만큼 무리하게 예약판매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혼수시즌인 봄철 제품판매 위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유위니아(왼쪽)와 캐리어에어컨(오른쪽)의 2014년형 에어컨 모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출시 및 예약판매 실시에 따라 양사의 올해 신제품 출시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사진=각 사)
지난해 6월과 7월 국내 에어컨 시장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20%가량 감소했다. 6월과 7월은 1년 중 에어컨이 가장 많이 팔리는 성수기다. 한 해 전체를 놓고 봐도 2013년과 비교해 10%이상 판매량이 하락했다.
평년에 비해 이른 무더위와 마른 장마로 '에어컨 시장은 격년 주기로 호황'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보려던 주요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만한 부분이다.
2년 연속 대박을 노렸던 에어컨 시장이 지난해 다소 주춤하자 업계를 주도하는 삼성과 LG가 일찌감치 올해 반등을 위한 초석을 깔기 위함이란 게 현 흐름을 지켜보는 다수의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삼성과 LG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지만 중소기업도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시장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며 "아무래도 양사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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