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유례없는 8명의 예비 후보자로 혼전 중인 제25대 중소기업중앙회장 경쟁에서 한상헌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선거 한 달을 앞두고 전격 사퇴했다.
한 이사장은 12일 사퇴문을 통해 "이번 중기중앙회장 선거가 과열과 혼탁, 흑색비방선거를 넘어 돈선거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누군가는 이 혼탁한 선거에 대한 경종을 울려 음해와 금권선거를 배척하고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살신성인해야 한다는 시대적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로 인해 중앙회와 협동조합의 명예가 더 이상 실추돼서는 안 되고, 특히 각 업종의 최고 대표자인 회장님들과 이사장님들의 존엄성과 자존감이 훼손되는 경우가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장은 주요 경제단체장 중 한명으로 꼽혀 그 입지가 막강하다. 전국 335만 중소기업의 대표인 동시에 600여개에 달하는 정회원 조합에 대한 감사권을 갖고 있다. 또 비상근직으로 별도의 급여는 없지만 월 1000만원에 달하는 활동수당과 고급형 세단을 제공받는 등 대우도 '특급' 수준이다.
때문에 중소기업 영역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리는 회장 자리를 두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선거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각종 비방전과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날 또 한 명의 후보인 박주봉 철강구조물협동조합 이사장은 후보 추천인 명단 공개 선거규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후보자가 본인을 추천한 사람의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규정이 비밀선거에 위배된다는 것.
지난달 중기중앙회는 후보 추천방식을 기존 예비 후보자가 추천인에게 추전서를 받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던 방식에서 추천인이 인근 시·군·구 선관위를 방문해 온라인으로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후보자는 추천기간 이전에 본인을 추천한 사람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추천기간 이후에는 해당사항을 출력할 수 있다.
한 이사장은 끝으로 "이번 저의 사퇴가 하나의 밀알이 되어 건전한 선거문화가 중앙회장 선거에도 정착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 이사장의 사퇴로 중기중앙회장 선거 예비후보자 명단은 ▲김용구 전 중기중앙회장 ▲박성택 아스콘연합회장 ▲박주봉 철강구조물조합 이사장 ▲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 ▲윤여두 농기계사업조합 이사장 ▲이재광 전기조합 이사장 ▲정규봉 정수기조합 이사장 등 7명으로 좁혀졌다.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중기중앙회 정회원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중소기업 관련단체의 후보자 추천을 거쳐 다음달 6일부터 이틀간의 후보자 등록과 함께 27일 투표가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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