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조선업, 연초부터 줄줄이 고강도 구조조정
2015-01-16 11:21:32 2015-01-16 11:21:32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조선업계가 줄줄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시장이 위축되고 중국과 일본의 거센 도전이 예상되는 만큼 체질개선을 통해 침체 장기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업황 침체로 대금의 절반 이상을 인도시점에 지급하는 헤비테일 방식이 주를 이루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중공업(009540)의 부채비율은 220.4%, 삼성중공업(010140)은 195.0%, 대우조선해양(042660)은 313.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들 조선3사의 순차입부채는 각각 9조5007억원, 4088억원, 7조3407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선업의 특성상 다른 제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 수준은 너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선주사들이 인도시점에 전체 대금의 70~80%를 헤비테일 지급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조선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경우 선박제작 비용 대부분을 조선사가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헤비테일 방식의 수주 비중은 30%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말에는 70% 수준까지 늘어났다.
 
반면 셰일가스 붐으로 고부가 해양플랜트 발주는 급감하고 중국, 일본과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동일한 선박을 만들어도 예전에 비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다.
 
구조조정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임원 31%를 줄이고, 그룹 내 조선3사 영업조직을 통합해 ‘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11월에는 성과 위주의 연봉제를 도입한 데 이어 이달에는 사무직 1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퇴직 신청자들에게는 최대 40개월분의 위로금 1억원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1000명에 지급할 경우 최대 위로금만 1000억원에 육박하지만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경영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권오갑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우리와 경쟁하는 회사보다 인건비를 포함한 제조원가가 높아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경쟁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인력 구조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인력 재배치를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서초 삼성생명 사옥에 근무하던 인력을 일부를 거제 조선소로 내려 보내고, 거제 조선소의 설계 및 R&D 인력을 판교R&D센터로 한데 모았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 상반기 실시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 후에 나온 개선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다음달에는 경영지원 분야 등 판교R&D센터 일부 인력을 거제 조선소로 내려 보내는 추가 이동이 있을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는 서울 영등포 당산동에 위치한 600억원대 사옥 매각을 추진했다. 이 곳에는 로봇연구소 등 일부 연구개발 조직이 근무하고 있으며, 일부는 거제조선소에서 본사를 방문하는 출장자 전용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 매각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사옥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분산돼 있는 연구개발 조직을 오는 2018년 마곡 R&D 엔지니어링 센터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올 들어서는 골프장과 연수원을 운영하는 계열사인 에프엘씨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경기도 용인의 써니포인트컨트리클럽(CC)과 대우조선해양 연수원인 퓨처리더십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4일 “지난달 말 복수의 잠재적 매수자들로부터 에프엘씨 지분매각을 위한 예비제안서를 접수해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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