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국내 10대그룹 오너가족이 보유한 상장사 자사주의 3분의 1 가량이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재계사이트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10대그룹 오너 일가족의 주식담보현황을 조사한 결과, 실명으로 보유중인 주식 2억3547만8000주 가운데 31.1%인 7319만1000주가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 있었다.
오너 일가족이 담보로 잡힌 주식 대부분은 계열사의 금융 대출을 위해 보증용 담보가 많았으며, 일부는 개인자금 대출을 위해 금융기관에 주식을 맡긴 사례도 있다.
국내 10대그룹 중 오너가족의 총 보유주식에서 담보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두산그룹이었다.
두산그룹은 박용곤 명예회장을 포함해 13명의 오너가족이 상장사 보유주식 중 81.2%인 1237만3000주를 하나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어 박삼구 회장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가족 5명이 금호산업 등 상장사 보유주식의 76.8%인 1270만9000주를 대신증권, 우리은행 등에 담보로 맡겨두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개인 명의로 된 현대차 등 4개 상장사 주식 가운데 62.4%인 2320만8000주를 우리은행, 삼성생명 등에 담보로 내놓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은 담보 주식이 없으나,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 등 오너가족 3명이 보유주식의 61.6%인 346만7000주를 증권금융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차입했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를 비롯한 가족이 보유주식의 39.4%인 390만5000주를 담보로 맡기고 우리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았다.
LG그룹과 GS그룹 오너가족도 보유주식의 12% 가량을 금융회사에 담보로 주고 자금을 빌려쓰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전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가 2000주와 14만주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내놓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보유주식의 1.7%인 14만주를 대한생명에 맡기고 100억원을 대출 받았다.
반면 롯데그룹 오너가족은 10대그룹 중 유일하게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없었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기업 오너가족이 담보로 잡힌 주식은 의결권이나 배당 등에선 지장을 받진 않는다"며 "다만 담보를 해소하기 전까지는 주식매도 등 재산권 행사에서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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