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택배업계가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택배업계는 농협이 택배시장에 진출할 경우 택배산업이 공멸할 것이라며 농협이 진출 의사를 철회할 때까지 총력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20일 오후 팔래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이 우체국택배의 주5일제 시행과 택배단가 인상을 명분으로 택배시장을 공멸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20여개의 기존 택배업체 대표 등 임원진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대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우체국이 주5일 근무를 함에 따라 주말 배송이 중단돼 신선농산물의 유지, 판매가 필요해졌다"며 택배사업 진출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토요일과 일요일 없이 상시로 하는 택배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협회는 “2000년 초반 건당 4700원대였던 택배요금이 지난해 2400원대로 떨어져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택배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택배시장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며 “농협이 민간 택배시장에 다시 한 번 단가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농협이 택배시장 진출 이유로 밝힌 우체국택배의 주5일제 시행에 대해서도 “중단되는 우체국택배의 토요일 물량은 택배시장 전체 물량 중 0.006%에 불과하다”며 “고작 0.006%를 메우기 위해 거대 자본을 투자해 3년 안에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하니 제7홈쇼핑에 적극적이던 농협의 속내가 의심된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협회는 농협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적용받는 민간 택배사와 달리 농협법의 적용을 받아 증차 규제가 없는 것은 물론 세제감면, 보조금 지원 등 각종 특혜를 누리게 돼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그러면서 “농협은 택배업 진출 의사를 철회하고 농협의 배불리기가 아닌 진정 농민을 위해 민간 택배사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농산물 유통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택배업계는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지난해 11월 약 3만명에 달하는 택배기사들의 탄원서를 모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농림수산식품부, 농협 등 관련 기관에 제출했다. 지난달부터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14개 택배회사들이 함께 255대 택배차량에 '농협 택배사업 진출 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붙이고 운행을 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20일 오후 팔래스호텔에서 농협의 택배업 진출 백지화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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