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VAN 리베이트..시대역행 '뒷돈'의 부활
"정부기관 갑의 횡포라니.."
2015-01-23 17:16:31 2015-01-23 17:16:31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모든 슈퍼 갑(인천공항공사)은 '리베이트'를 '리베이트'라고 대놓고 요구하지 않는다. 지원료, 영업료, 사회 공헌료 등 이름만 교묘히 바꿔 뒤로 챙겨먹는 것이다.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이나 영세소상공인들에게 갑질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사진)
 
최근 인천공항공사는 상업시설 '통합매출정보서비스 사업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영업료(리베이트)'를 높게 써낸 곳을 계약대상자로 선정한다는 입찰제안서(RFP)를 밴(VAN) 업체들에 공개했다.
 
이에 밴 업계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부당한 '리베이트'를 요구하려 한다며 단체로 입찰참여를 거부했다.
 
◇인천공항 내부 모습.(자료=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5일 면세점과 백화점, 식당 등 17개 브랜드·255개 매장에 대한 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천공항공사 상업시설 통합매출정보서비스' 사업 입찰등록을 마감·진행했다.
 
하지만 매출액의 일정액을 영업료로 매월 내도록 유도하는 '최저 입찰요율'을 최저 0.0211%로 정한 것이 문제였다.
 
기존의 가맹점과 VAN사와의 거래관계에 인천공사가 끼어들어 부당하게 영업료(입찰요율)를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 산하기관이 '리베이트'를 '영업료' 명목으로 공정경쟁규약에 위배되는 행위에 앞장선 것이란 비난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가맹점이 밴 사에 요구하는 영업료, 수수료, 사회공헌료 등은 명백한 리베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안 사무처장은 "공사인 인천공항공사가 밴사에 더 많은 영업료(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건 부도덕한 행위"라면서 "중간에서 리베이트 명목으로 일부 수수료를 챙겨 먹겠다는 건데 (밴사는) 인천공항에 영업료를 낼 의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사무처장은 "입점 업체들은 카드사와 밴사에 수수료를 내고, 밴사는 다시 인천공항공사에 영업료를 상납한다"면서 "밴사는 다시 입점 업체들을 쪼고, 인천공항공사에 상납할 영업료를 받는 악순환 구조가 연속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밴 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에 대한 자정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공기업이나 대형가맹점 등이 관행을 이유로 수수료 일부를 리턴백하고 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와 마찬가지로 리베이트를 영업료나 마케팅 지원비 등으로 둔갑시키는 등 더욱 지능화 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그는 한마디 했다.
 
안 사무처장은 "대부업체나 금융기관이 받는 수수료나 이자 담보료 등 명칭을 불과하고, 전부 이자로 간주하고, 원천적으로 계약 무효"라면서 "리베이트를 리베이트라고 적용하는 곳이 어디 있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사업권을 줬으니, 영업료, 지원료, 심지어 사회공헌료로 이름을 붙여 리베이트를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절되지 않는 리베이트 관행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안 사무처장은 "리베이트를 받은 게 적발되면 피해액에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해관계인 중소기업이나 소비자에 배상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쉽게 말해 이익보다 손해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리베이트 관행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슈퍼갑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리베이트를 받을 경우 사회적 지탄뿐 아니라 보상해야 한다"면서 "금융감독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제도개선을 통해 강력한 처벌이 뒤 따른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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