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62)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조성 의혹으로 추가 기소됐다. 신 의원은 이미 지난해 9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김민성 이사장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입법로비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29일 보좌진들의 급여 중 일부를 송금 받는 수법으로 약 2억 700만원을 조성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신 의원과 신 의원 전직 보좌진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의원이 보좌진 중 일부의 급여를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것은 2007년 2월부터다. 신 의원이 국회에 들어온 지 3년 후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으로서 국회(국고)에서 임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인사 및 임면 권한은 국회의원이 갖는다.
신 의원은 2007년 당시 보좌관이었던 서모씨에게 "경력 때문에 급여가 많으니까 일부를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자신의 회계담당비서였던 진모(42)씨에게 서씨의 월급통장을 관리하게 하며, 자신의 계좌나 진씨의 계좌로 급여 중 일부를 송금 받았다.
이후 같은 수법으로 이도형(39)·조계자(49) 전 보좌관(현 인천시의원)에게도 같은 요구를 했다. 이들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의원에 당선됐다. 신 의원은 이 전 보좌관에게는 1년간 960만원을 송금 받았다. 신 의원의 요구에 마지못해 응했던 이 전 보좌관에겐 이후 급여를 송금 받지 않았다.
조 전 보좌관은 이 전 보좌관과 달리 적극적이었다. 2010년 6월부터 지난 2013년 5월까지 신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그는 자신의 월급통장을 회계담당비서였던 진 씨에게 맡겼다. 그리고 월급 중 200만원만 자신의 개인 통장으로 송금 받았다. 신 의원에게 송금된 조 전 보좌관의 급여만 1억 2923만원이었다.
검찰은 조 전 보좌관의 이 같은 행위가 인천시의원 공천 대가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신 의원과 보 전 보좌관이 이를 강력히 부인해, 입증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원 지역구 내 광역의원·기초의원 공천의 경우 해당 의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26일 오후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빠져 나오고 있다. 그는 검찰 출석에 대해 "국민들 보기에도 정말 부끄럽다"면서도, "충분히 설명했기 때문에 검찰에서도 적절히 오해가 풀렸을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News1
신 의원은 또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에 있는 지역사무실 직원을 국회 보좌진으로 채용하고, 급여 차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지역구 사무실 직원이었던 김모(62)씨와 임모(47)씨는 국회 보좌진으로 채용하고 국회 보좌진 금여와의 차액은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 지역사무실 직원의 급여는 국회 보좌진과 달리 의원 후원회 계좌에서 지급된다.
이 과정에서 신 의원은 상황에 따라, 김씨의 직급을 4급(보좌관)에서 9급(비서)로, 또 6급(비서)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의 월급은 이 과정에서 200만원으로 동일했다. 월급이 200만원이 되지 않은 9급(비서) 직급일 때는 월급을 일부 보전해주기도 했다.
검찰은 자신의 급여를 신 의원 측에 제공한 4명 중 조 전 보좌관에 대해선 불구속 기소하고, 다른 3명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응한 점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또 회계담당비서로 송금 과정에 직접 관여했던 진씨에 대해선 불구속 기소했다.
신 의원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관행이었다"는 식으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들이 암암리에 보좌진들의 급여 중 일부를 송금 받아 정치자금으로 쓴다는 것이다.
다수의 국회 보좌진들은 실제 이 같은 '보좌진 급여 착복'이 일부 의원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국회의 한 보좌관은 "이번 수사로 일부의 그 같은 구태가 뿌리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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