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말 많고 탈도 많았던 DGB생명이 공식 출범했지만 무너진 영업력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향후 생존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그룹은 지난달 30일 DGB생명 서울 본사 대강당에서 임직원 및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DGB생명 공식 출범식을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DGB생명은 지난해 11월 NH농협금융과 우리아비바생명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최고경영자(CEO)를 최종 선임, DGB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오익환 DGB생명 사장은 "수익 중심 중장기 내실성장, 추진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 그룹 시너지를 통한 DGB 고유한 조직문화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DGB생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최우선 전략 지역 확보, 고객 필요에 맞춘 상품 개발 및 차별화 된 고객서비스 제공, 스마트 경영관리를 통한 지속 성장 추구의 3가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초·중·후기 단계별 탄탄한 채널 구축으로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을 추구하겠다"면서 "DGB생명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보험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밝혔다.
특히 DGB브랜드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지역 특화 영업에 집중할 예정으로, DGB브랜드 인지도와 고객충성도가 높은 대구ㆍ경북을 전략지역으로 삼아 방카슈랑스 활성화로 수익성을 제고해 당기순이익 19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은행과 보험, 캐피탈 등 자회사를 통한 원스톱서비스 구축으로 지역밀착형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그룹의 설명이다.
문제는 무너진 영업력 회복이다. 우리은행 계열사였던 우리아비바생명은 전통적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이 강했다. 2012년 기준 DGB생명의 방카슈랑스 비중은 88.9%였다. 2013년에는 방카슈랑스 비중을 38%로 줄이고 3.3%에 불과했던 설계사 채널 비중을 18%로 끌어 올렸다.
당시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나친 방카슈랑스 비중을 줄이고 설계사 채널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은행 민영화로 인한 매각 이슈로 우리아비바생명의 영업력은 크게 훼손됐다. 우리은행이 빠진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은 11.7%(2014년 11월 기준)로 떨어졌으며 설계사 비중 역시 14.8%로 감소했다.
실적의 빈자리는 회사직급 채널(퇴직연금)이 (67%) 채웠다. 결국 회사 영업의 근간이었던 방카슈랑스 채널과 설계사 채널이 무너진 것이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DGB금융그룹의 DGB생명을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우리은행과 대구은행을 단순 비교만 하더라도 방카슈랑스 실적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구은행과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퇴직연금의 경우 성장의 한계가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의 경우 연초에 자사상품(금융지주)을 판매한 뒤 25%를 맞추기 위해 연말에 타사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부분에서 과거 우리은행과 대구은행은 비교불가"라고 밝혔다.
대면채널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DGB생명의 대구, 경북 설계사 수는 총 63명으로 전체 1만262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특히 대구지역은 이미 삼성생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형 생보사 지점장인 A씨는 "지방의 경우 대형사와 경쟁이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외국계 보험사는 지방에 지점이 하나도 없다"며 "대구의 경우 삼성생명의 유명한 설계사도 있는데 우리아비바생명이 그 지역에서 대면채널 경쟁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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