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장 LG화학 시총 오류…법적분쟁 예고
2009-04-21 11:36:57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LG하우시스와 분할돼 전날 다시 상장된 LG화학이 재상장되는 과정에서 시가총액이 잘못 적용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증권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200을 구성하는 LG화학의 시가총액이 잘못 적용돼 코스피200지수 산출에 오류가 생겼다.
 
거래소 규정에 의하면 재상장되는 첫 날에는 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어 거래정지 이전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200지수를 산출해야 한다. 재상장 후 주가가 적용되는 것은 그 다음날 거래일부터다.
 
현행 규정대로 라면, LG화학의 시가총액은 거래정지 전 마감가인 9만원을 기준으로 시총이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이날 개장부터 분할 후 거래가격인 12만원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LG화학의 비중은 재상장 전 1.3% 수준에서 1.5%대로 올라갔다. 실제보다 0.2%가 부풀려진 것이다.
 
잘못된 지수가 바로 잡힌 오전 10시30분까지 약 80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가지표와 연동되게 움직이는 '인덱스펀드'나 프로그램 차익거래 투자자들의 경우, 큰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업계·투자자 법정분쟁 가능성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수 오류가 코스피200 지수선물과 코스피200 옵션 등의 매매거래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잘못된 지수를 보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나 업계 관계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인 거래소와 코스콤 측은 아무런 대책 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코스콤 쪽의 전산작업 착오로 발생했다"면서 "거래소에선 정상적인 자료를 코스콤 측에 전달했고, 어제 오전 10시31분에 오류를 바로잡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코스콤 측은 "현재 관련업계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와 전산 오류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전산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피해 손실에 대한 보상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땅한 피해보상 규정이 없는데다 피해손실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책임 소재를 놓고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stelo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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