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핀테크 자회사 만들어 스스로 공격하라"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 주제로 금융권 '난상토론'
"금융도 IT 할 수 있어야"..'규제완화' 주문
2015-02-03 19:28:46 2015-02-03 19:28:46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금융사들이 스스로 핀테크 공격수를 두세요. 핀테크 자회사 만들어 30대 사장을 앉힐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를 공격하세요. 잠식당하길 원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뤄야죠."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장은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돕스 소장은 지난 2013년 한국경제에 대해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 같다"고 경고해 국내에서 국내에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그는 이날도 한국 금융에 대해 다시 한 번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한국은 서비스 부분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낮다"며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을 현행 규제 개혁을 바꾸는데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금융감독원 원장을 비롯한 간부 외 은행·증권·보험 등 각 금융권 CEO, 6개 금융협회장 등 100여명이 총출동했다.(사진=금융위원회)
 
이어진 토론에서 각 금융권 수장들은 다양한 의견을 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융사의 IT분야 진출과 금산분리 완화 등 다양한 규제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우리나라는 핀테크를 하는데 있어 IT가 창조하고 금융사는 지원하는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사는 왜 핀테크 등 IT기업 인수하면 안되는지 의문"이라며 "IT회사가 금융업에 진출하는거 허용하려고 하면서 금융회사의 IT진출 막는 것에 아쉬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우리도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의 IT 회사가 뱅킹에 진출할 수 있게 길 열어주고 금산분리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또 "은행권이 핀테크 설립이나 인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격한 전투가 있겠지만 그러고 나면 강한 디지털 금융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증권업에서 위탁매매는 이미 상당부분 온라인·모바일화 진척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산관리 영역이 큰 수혜를 볼 것"이라며 "투자은행(IB)는 크라우드펀딩이나 P2P에서 성과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있어 기존 금융사 입장을 고려해달라는 의견을 표했다. 권 행장은 "비금융사가 인터넷은행을 도입하는 경우도 많지만 금융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해서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며 "금융사 직원들의 현장의견 많이 받아들여달라"고 강조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포털업체 등 IT에 뱅킹업무를 허용하는 것은 결국 빅데이터 문제"라며 "이들은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은행에 위협이 될 것이고 나중에 오히려 은행이 인수합병(M&A)를 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IT업계 관계자들은 과감한 규제완화를 주문했다.
 
박종성 액센츄어 대표는 "핀테크 활성화하려면 금융권이 주도하는 건전한 생태계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며 "금융사들은 금융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유통이나 자동차 업체 등과 협업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은행 등 하게되면 당연히 사고는 수반될 수밖에 없다. 문제없이 비즈니스하기 어렵다"며 "일단 규제 완화 이후 생기는 문제를 보고 그걸 완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IT법률 전문가 구태언 변호사는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는 좀 더 신중하게 봐야 하지만 인·허가 제도 등 자격요건은 과감하게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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