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분당·송도, "성남·인천이라 부르지마오"
2015-02-11 16:46:29 2015-02-11 16:46:29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경기도 성남시에 속해 있지만 성남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속해 있지만 연수구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죠. 심지어 인천과는 다른 독립 도시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늘의 도시 대 도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입니다.
 
먼저 분당입니다.
 
분당신도시에 대해 옛날에 어떤 분들은 '천당 밑 분당'이라고 불렀습니다. 강남의 위성도시로 태어나 강남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며 부동산시장을 호령했을 때 불렸던 닉네임입니다.
 
지금은 다소 구도심화된 느낌이 있지만 같은 분당구 내에 판교신도시가 건설되며 경기도 최고 인기 도시라는 지위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쾌적함을 감안하며 강남 이상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죠.
 
태생상 분당은 성남보다 강남과 닮아있습니다. 초고급 주상복합이 즐비하고, 호화 단독주택 타운도 조성돼 있습니다. 강남에서 차로 20분이면 도달 가능한 거리도 범강남권 도시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분당신도시와 판교신도시를 안고 있는 분당구 아파트의 ㎡당 평균 매매가는 608만원입니다. 성남시의 다른 도시인 수정구(399만원), 중원구(381만원)와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25개구로 구성된 서울과 비교해도 7번째로 높은 수준의 아파트값입니다. 분당보다 높은 곳은 강남구(1076만원), 서초구(946만원), 용산구(805만원), 송파구(730만원), 중구(613만원), 양천구(611만원) 정도입니다.
 
현장을 다니다 보면 분당을 성남과 동일시하며 말하는 걸 싫어하는 분들을 만날 정도인데요.
 
분당에 사는 한 지인은 농담 섞어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요. "주소 쓸 때 아니면 내가 사는 곳이 성남이었다는걸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이번에는 송도국제도시. 인천국제공항 인프라를 배후로 하는 국제비즈니스도시로 조정된 신도시입니다. 청라, 영종과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됐으며, 그 중 큰형님격 도시이기도 하죠.
 
화려한 이름만큼 송도국제도시는 수많은 화재를 몰고 다녔습니다.
 
2007년 분양한 송도 더 프라우는 평균 4855대1, 최고 95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사회적 이슈를 만들며 청약제도 자체를 손보게 했습니다. 2012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했고, 지난해에는 305m 국내 최고층빌딩인 동북아무역센터(NEAT)가 준공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송도글로벌캠퍼스, 채드윅 국제학교, 포스코 자사고는 송도를 국내 최고 교육도시 중 한곳으로 만들었습니다.
 
도시는 국제도시를 타이틀에 걸맞게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합니다.
 
◇송도국제도시 조감도(사진=IFFZ 홈페이지)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값은 인천 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송도국제도시를 이루는 송도동의 ㎡당 평균 매매가는 361만원입니다. 연수구의 평균 매매가(258만원)을 이끌고 있죠. 인천 전체 평균인 222만원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송도를 등에 업은 연수구 아파트값은 올들어 0.68% 오르며 수도권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때문일까요? 송도국제도시는 인천, 연수구와의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송도에 강한 애착을 보이시는 분들은 송도국제도시를 송도구로 분구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할 정도고,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만나는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였습니다.
 
송도에서 만난 어떤 분이 "서울에서는 사람들을 만나면 강남에 산다고 하면 보는 눈이 달라지듯 인천에서는 송도에 산다고 하면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져요"하는 말을 들어본 기억도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소속이지만 성남이길 거부하는 분당과 인천 연수구 소속이지만 연수구와 선을 그은 송도국제도시. 이들의 비교대상은 부동산1번지 강남3구 밖에 없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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