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해직된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의 상고심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6일 오모씨(36·여) 등 해직 여승무원 34명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철도유통 등이 '고속철도승무원 운용지침' 등의 규정을 마련해 원고들의 채용과 승진, 직급체계를 결정했고, 자체 교육계획을 수립해 직접 교육과 근무평가를 실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피고측 직원 일부가 참관했더라도 철도유통 등이 채용 및 교육의 주체라는 점을 부인하는 근거로 삼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피고 소속 열차팀장이 여승무원의 업무수행을 확인하도록 되어 있는 것은 여승무원에 대한 업무상 감독이라기보다는 위탁협약의 당사자가 보유한 권리의 행사로 봐야 하고 철도유통 등이 피고측의 시정요구에 따라 징계처분을 한 사실만으로는 철도유통 등이 독자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점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같이 철도유통 등은 피고측과 체결한 위탁협약에 따라 독립적으로 KTX승객서비스업을 경영했고 여승무원을 직접 고용해 관리, 감독하면서 업무에 투입하고 그에 대한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측과 철도유통 등의 위탁협약은 명목적인 것에 불과할 뿐 원고들과 피고측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와 다른 취지에서 원고들과 피고측의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오씨 등은 2004년 KTX 첫 개통 당시 한국철도공사의 계열사인 철도유통에 비정규직으로 채용돼 근무하다가 철도유통이 자매계열사인 KTX관광레저로 계약관계를 넘기려 하자 한국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거부했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가 2006년 5월15일까지를 시한으로 정해 소속변경 방침에 불응하는 승무원들을 해고했고 오씨 등 해고된 승무원들은 고용계약이 한국철도공사와 맺어진 것이므로 무단 해고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승무원들의 근무환경과 인사관리 등을 고려할 때 고용계약은 실질적으로 한국철도공사와 이뤄진 것이므로 소속을 옮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며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 역시 "최초 근로계약 당시 철도유통은 사업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사업부서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계약 주체는 한국철도공사였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가 상고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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