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9일부터 양적완화 돌입..성장률은 '상향'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0%.."내년에야 오를 것"
2015-03-06 07:43:05 2015-03-06 08:42:12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오는 9일부터 28개국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히고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연 기자회견에서 국채매입 시점을 비롯한 경제 전망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드라기는 "오는 9일부터 유로존 공공부문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며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커버드 본드 매입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필요시 양적완화를 2016년 9월 이후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이 저조하면 국채매입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또 "유로존 경제가 위기의 모퉁이를 통과하고 회복세로 들어섰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드라기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에 제시했던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하고 내년 전망치 역시 1.5%에서 1.9%로 대폭 올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자회견장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아울러 드라기는 "그리스는 양적완화를 받을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고 그리스 채권을 담보로 인정할 수도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닉 매슈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확실히, ECB는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며 "ECB가 2%를 웃도는 성장률 예상치를 내놓은 것은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드라기는 또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목표치인 2%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ECB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에 정했던 0.7%에서 0%로 낮추고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는 각각 1.5%, 1.8%로 잡았다.
 
드라기의 양적완화 발언과 성장률 전망 상향 소식은 유로화 약세를 이끌었다. 이날 장 중 한때 유로·달러는 1.0988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2003년 9월5일 이후 처음으로 환율이 1.1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 6개월 동안 달러 대비 15%가량 하락했다.
 
ECB 국채매입 기대감과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시점을 고려하고 있는 점 또한 유로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워드 아쳐 IHS 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이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제동을 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ECB는 기자회견에 앞서 기준금리를 0.05%로 동결시키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 금리 역시 현행 그대로 마이너스(-)0.20% 0.3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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