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 회복 방안으로 '뉴딜 정책'을 거론하며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대책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부총리는 9일 서울 관악구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공사현장을 방문해 민간투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가 금융위기 이후 경기둔화의 극복수단으로 뉴딜 정책을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그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민자사업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딜 정책은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을 위해 케인즈의 이동을 바탕으로 미국 루스벨트 정부가 대형 공공사업을 활용해 일자리 창출·노동자 소득 증가를 유도한 정책을 의미한다.
최 부총리는 "얼마 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터키 이스탄불에 다녀왔는데, 전 세계가 현재 수요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통해서 유효수요를 증대시키는 것 말고는 세계 경제를 회복시키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대체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시는대로 주요국 재정사정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민자가 없이는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는 어렵다"며 "한국도 상황이 비슷하지만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등 부정적인 여론이 겹치면서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에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을 적용한 새로운 민자사업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민간투자 절차가 너무 길어 사업추진이 지연돼 왔다"며 "이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정부와 사업자가 실시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모든 쟁점을 대화를 통해 해소하는 '경쟁적 협의절차' 등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러한 제도가 도입되면 민간투자절차 소요기간이 현행보다 3분의1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은 이달 중 곧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최 부총리는 현장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구조개혁도 필요하지만 경기 회복세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민자사업 활성화 등 유효수효 확충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 회복세나 회복 속도가 상당히 미약하다"며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생각만큼 견조하지 못하고, 수출 증가 속도도 연말 연초에 전망했던 것보다는 미약하다"고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경기를 유지하거나 보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민자사업을 활성화해 투자가 회복되고 임금이 적정 수준으로 인상돼야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서울 관악구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민자사업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