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총수 지정 '분수령'…한·미 관계 시험대
한·미 균열, 안보 이어 경제 분야로 확산
'쿠팡 동일인' 김범수 지정시 통상 압박 ↑
2026-04-27 17:36:27 2026-04-27 17:47:16
[뉴스토마토 박진아·윤금주 기자]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공시대상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가 한·미 관계의 시험대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으로 불거진 한미 관계 균열이 안보 분야에 이어 경제 분야로까지 번졌기 때문입니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미국 측의 반발은 물론, 통상 압박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쿠팡 '개인정보 유출'에…'동일인 지정' 요구 목소리 ↑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만간 김범석 의장의 쿠팡 동일인 지정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입니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21년 공시대상 집단, 2023년 상호출자제한 집단으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다만 동일인은 줄곧 김 의장이 아닌 법인인 '쿠팡(주)'으로 지정되면서 다른 대기업과의 형평성 논란이 지속됐습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은 대규모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주체로, 통상 해당 집단의 총수를 의미합니다. 현행 법령은 개인이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경우 이를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법인을 동일인으로 인정하는 예외도 두고 있습니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뿐 아니라 친족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보유 및 거래 내역 공시 의무가 부과되며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와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한 각종 규제, 예컨대 순환출자 금지 등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그간 공정위는 김 의장이 미국 국적인 것을 포함해 여러 예외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동일인 지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습니다. 특히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부사장이 쿠팡 내 주요 사업을 총괄하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일인 지정 요구 목소리는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실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위원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공정위는 과거 김 의장이 쿠팡Inc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며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임을 밝힌 바 있다"며 "그간 여러 이유로 지정을 미뤄왔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쿠팡 건드리지마"…압박 수위 높이는 미국 
 
문제는 쿠팡에 대한 국내 규제 논란이 한미 간 외교·안보 장애물로 떠오르면서 한·미 관계의 중대 변수로 꼽힌다는 점입니다. 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베트남에서 쿠팡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한·미 간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한 데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뿐만 아니라 앞서 미국 연방 하원 공화당 의원 모임인 '공화당 연구위원회'(RSC) 소속 의원 54명이 지난 21일(현지시간) 강경화 주미 대사에게 "양국 관계의 추가적 긴장을 피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표적 공격을 즉각 멈출 것을 요청한다"는 공개 서한을 보낸 점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이들은 "애플, 구글, 메타, 쿠팡 같은 미국 기업들이 조직적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특히 우려스럽다"며 "한국 정부가 2025년 11월 발생한 민감도 낮은 정보 유출을 쿠팡에 대한 범정부적 공격을 하기 위한 구실로 삼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쿠팡 측은 경실련의 주장에 정면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고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는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공시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동일인 지정이 이뤄질 경우 한·미 양국에서 중복 규제를 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쿠팡에 대한 동일인 지정을 하면 제3국에 비해 미국을 불리하게 취급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혜국 대우 의무 위반 △투자자들의 투자 안정성을 저해하는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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