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혁신은 언제나 파괴를 부른다.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인 핀테크 역시 고정관념을 파괴하지 않고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시작된 핀테크 열풍은 이미 중국, 유럽 등 주요국까지 번진지 오래다. 급성장한 시장은 이들 국가의 전통적 금융산업 구조 전반을 무너뜨렸다.
과감한 금융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한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규제의 틀 전환' 방침도 결국은 파괴를 전제한다. 임 내정자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금융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해 우리 금융이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도 한국형 핀테크를 통해 금융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분명 환영할 일이다. 낡은 금융산업 개혁 과제를 혁신할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지금은 핀테크 활성화의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금융당국이 한국형 핀테크 육성을 위한 과제를 어떻게 푸느냐다.
현재로선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애초의 핀테크 활성화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지도 미지수다. 금융당국의 수장 교체로 당장 어느 정도의 혼선도 예상된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규제 울타리 속에서 지나치게 조심했던 '어제'다. 핀테크 관련 규제를 쉽게 걷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핀테크의 파급효과가 두려워 시작이 늦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핀테크를 통해 어떤 산업구조적 변화는 예상 불가능한 것은 맞다. 땅덩이가 좁다 보니 그 파급효과를 추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핀테크 혁신은 몰려오는 파도고 저항할 수 없는 문제다. 시작이 늦은 만큼 돌아가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금융산업이 갈수록 활력을 잃은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인 만큼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금융당국이 진정성을 내보이려면 보다 분명히 그 의지를 체감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과연 될까'하는 일각의 불신은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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