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노동조합이 13일 경기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테크윈 정기 주주총회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13일 경기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테크윈(012450) 정기 주주총회가 한화로의 매각 건으로 몸살을 앓았다.
매각 반대를 통해 보상 등 반대급부를 노리는 삼성테크윈 노동조합 200여명이 집회를 열었고, 사측과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 병력 250여명이 대치를 이루면서 팽팽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한문호 삼성테크윈 노조위원장은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삼성테크윈과 노조의 올바른 교섭권리를 알리기 위해 집회를 열었다"며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모두 만들어 놓고 (한화로) 간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집회 목적을 설명했다.
총회 시작 시간인 9시가 되자 현장에 있던 조합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러 총회장을 압박했다. 조합원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한 관계자는 "사측은 성실히 교섭에 임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정말 어려운 요구를 하고 있느냐. 당당한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와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경찰과 사측 사설 경비원들은 총회장의 문을 걸어잠근 채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한 주주들의 입장도 불허되면서 주가 폭락에 피해를 입은 소액 주주들이 발만 동동 굴렸다.
현장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 주주는 "1시간 넘게 걸려 왔는데 조금 늦었다고 주식 하락한 것에 대해 설명도 못 듣게 하느냐"며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들고 있어야 그나마 주식을 떠받칠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60대 남성 주주도 "답답해 주총장에 왔는데 늦었다고 입장도 시켜주질 않는다"면서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는데 이번 일로 신뢰가 떨어졌다"고 항의했다. 삼성테크윈 주가는 지난해 11월 말 '빅딜' 발표 이후 이날까지 약 4개월 동안 30%가량 급락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가지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에 따르면 총회는 속전속결로 진행돼 30여분만에 모두 끝났다.
이 같은 진통에도 삼성테크윈을 비롯한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등 4사의 매각 절차는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러나 완전 고용승계 보장을 위한 노조 요구와 경영정상화를 꾀하려는 삼성과 한화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고, 여기에다 프랑스 탈레스의 지분 매각설 등마저 불거지면서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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