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400억대 관절염약 '휴미라' 특허심판 청구
독점권 획득 포석..2019년 이후 국내 상용화 목표
2015-03-24 14:51:49 2015-03-24 14:51:49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휴미라의 원개발사를 상대로 특허심판을 제기했다. 특허를 깨고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포석이다.
 
24일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의 특허권자인 애브비를 상대로 지난 14일 조성물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사진제공=애브비)
휴미라는 류머티스 관절염, 크론병 등에 적용되는 항체의약품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약 450억원(IMS데이터)가 팔린 대형약물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심판 청구한 해당 특허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한 약제학적 조성물'에 대한 것으로 2023년 7월까지 존속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번 심판에서 승소한다고 해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바로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휴미라의 특허가 줄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휴미라 성분 자체 원천특허인 물질특허는 2019년 1월(2017년 2월에서 연장)까지 남아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약의 성분을 본떠 만드는 제품인 만큼 물질특허를 깨기는 어렵다. 2019년 이후에나 국내 발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물질특허 외에 특허장벽은 또 있다. 이번 소송건을 포함해 2023~2025년까지 남은 관련 조성물·용도특허가 5개 더 남아 있다. 이들 후속 특허는 휴미라의 약물 안정화나 성분 배합 방법, 적응증 등에 대한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왜 일찌감치 특허심판을 제기했을까. 업계에선 지난 3월 15일 시행된 복제약 독점권을 가져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복제약 독점권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상대로 특허를 회피한 제품에 9개월 동안 독점지위를 부여하는 복제약 우대정책이다. 자격 조건은 최초심판 청구와 최초 품목허가 접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애브비를 상대로 특허심판(소송)에서 승소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9개월 동안 복제약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나머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들은 이 기간 동안 시장 진입이 제한된다. 후발 의약품 특성상 시장 선진입은 제품 성패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독점권은 시장 안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단, 최초 심판 청구일에 14일 이내 접수한 제약사들도 독점권 대상으로 병합된다. 다수의 제약사도 독점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접수한 날짜는 3월 14일이다. 하지만 복제약 독점권 제도가 3월 15일 시행됐으므로 14일 이내 포함되려면 오는 28일 안에는 심판에 합류해야 한다. 이때까지 경쟁사들이 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삼성바이오에피스만 독점지위를 갖게 되는 셈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업체는 셀트리온, LG생명과학, 동아쏘시홀딩스, 이수앱지스 등이 있다.
 
다만 나머지 후속 특허들이 변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5개의 후속 특허 중에서 핵심 특허에 심판을 청구하고 나머지 특허들은 회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향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상업화를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심판을 청구한 해당 특허만 깨면 물질특허 만료 이후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 만료일이 가장 빠른 핵심특허에 소송을 걸어야 독점권 자격에 부합한다"며 "휴미라 특허가 여러 개 있는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나머지 특허들은 차후에 깨겠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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