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영국의 소속 팀으로 돌아가는 공항의 출국장에서도 지소연은 당차면서 의연했다. 에이스답게 자신이 해야 할 팀내 역할을 잘 수행한 지소연은 다음 경기에서도 선전하기를 희망했다.
'지메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했다.
지소연은 국내에서 진행된 러시아와의 2차례 평가전에서 경기당 1골씩 성공, 한국의 잇단 승리에 기여했다. 5일 1차전에선 후반 28분 그라운드에 올라 추가시간 골을 넣어 한국의 극적 승리를 이끌었고 선발로 투입된 8일 2차전에선 후반 5분 추가골을 뽑았다.
지소연의 활약은 득점에 그치지 않았다. 직접 슈팅을 해내고 기회를 만들기도 했지만 동료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패스도 수준급으로 해냈다. 심지어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내려가 수비에도 가담하면서 팀에 활력을 줬다. 다른 선수도 잘 했지만 지소연이 없었다면 승리는 어려웠을 정도다.
지소연은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틀의 경기와 관련해 "17년만에 나선 국내에서의 A매치에서 골을 기록해서 좋았다"면서 "1차전보다 2차전에서 좋아 더욱 다행"이라고 소회를 말했다.
'투톱'으로서 활약한 박은선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박은선이 메인 스트라이커를 맡았고 나는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맡아 뛰었다"며 "더 보완해야 할 점은 많지만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은선이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았는데 제대로 하려는 의지가 강력했다"면서 "다시 만난지 오래지 않았지만 서로 잘 맞아 좋은 경기를 했다. 얘기도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지소연은 A매치 74경기에 출전해 38골을 넣었다. 한국 여자축구 A매치의 최다 득점이다. 더불어 이는 경기당 0.51골을 넣었다는 의미로 압도적 득점력의 방증이다.
득점의 부담감이 있을 것이란 걱정과 달리 지소연은 담담했다. 지소연은 "득점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 저는 메인 스트라이커가 아니기에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며 "팀내 공격 루트도 많이 생겨 고루 득점해서 좋다"고 말했다.
다만 "골을 넣으면 당연히 좋을 것"이라며 "(득점) 기록을 잘 잇고 있고 제 앞으로 찬스가 오면 당연히 넣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압도적 기록 보유자로서의 공격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지소연은 월드컵 대회까지 남은 기간 보완할 점에 대해 "영국에서 계속 시즌이 이어지고 있기에 우선 '다치지 않는 것'이 첫 번째"라면서 "체력과 세밀함, 골 결정력 등은 물론 세계적 기량의 선수들과 싸워야 하기에 강한 정신력 등 모든 것을 다시 또 살피고 점검하겠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또한 월드컵 목표에 대해 "여자월드컵에서 1승이 없었다. 1승을 거두고 나서 16강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월드컵은 선수로서 꿈의 무대다. 큰 무대에서 득점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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