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알비스' 복제약 견제..쌍둥이약 대거 출시
"이례적인 물량공세 전략"..경쟁사 '난감'
2015-04-10 15:28:49 2015-04-10 15:28:5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대웅제약(069620)이 간판제품인 '알비스(사진)'의 복제약 견제를 위해 오리지널약과 똑같은 '쌍둥이약'을 시장에 대거 풀었다. 원개발사가 스스로 쌍둥이약을 수십개 출시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물량공세를 통해 복제약 진입을 막으려는 의도라며 불만이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자사 계열사를 통해 알비스의 쌍둥이약 4개를 허가받았다. 허가를 받은 제품은 알피코프 '가제트', 대웅바이오 '라비수', 대웅바이오 '라비수디', 대웅 '알비스디' 등이다. 이들 제품은 알비스에 단순히 이름과 포장만 달리하거나 함량을 올린 약물이다.
  
(사진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은 계열사뿐만 아니라 다른 제약사 파트사들을 통해서도 쌍둥이약을 대거 선보였다. 대웅제약과 위수탁 계약한 업체는 20여개사에 달한다. 대웅제약이 알비스와 동일한 약을 제조해 파트너사들에게 공급하면, 파트너사들이 판매하는 방식이다. 마찬가지로 알비스와 이름과 포장만 다르다.
 
품목허가를 받은 업체는 미래제약, 메디카코리아, 한국글로벌제약, 서울제약(018680), 한국파마, 뉴젠팜, 영일제약, 한국피엠지제약, 알리코제약, 넥스팜, 셀티스팜, 삼일제약(000520), 건일제약, 씨트리, 국제약품(002720), 삼천당제약(000250), 한국프라임제약, 이든파마 등이다. 이중 절반은 시중에 제품을 선보였고, 나머지는 5월에 발매할 예정이다.
 
이로써 대웅제약이 시중에 푼 알비스 쌍둥이약은 25개 품목 정도가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전략은 복제약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항궤양제인 알비스는 600억원대 규모로 대웅제약 전체 매출에서 9% 이상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대웅제약은 복제약의 진입 없이 알비스의 독점지위를 유지해왔다. 알비스가 라니티딘, 비스무스, 수크랄페이트 등 3가지 성분이 결합돼 있는 탓에 동등성이 입증이 까다로워 복제약 개발이 난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비스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009420)가 복제약 제품화에 성공하면서 알비스의 독점지위가 깨졌다. 더욱이 파비스제약은 10개사, 한올바이오파마는 4개사와 각각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자 대웅제약에게 비상이 걸렸다. 알비스 복제약이 시장에 일제히 쏟아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대웅제약이 시장 수성을 위해 선택한 전략은 물량공세다. 차라리 스스로 복제약들을 풀어 경쟁사들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매출이 감소하겠지만 의약품 공급에 따른 마진을 챙길 수 있다. 대신 라비수디, 알비스디 등 고함량 알비스를 주력품목으로 육성해 영업전에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복제약들이 수십개로 늘자 경쟁사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복제약 시장 방어를 위해 쌍둥이약 전략을 종종 사용했지만 이번처럼 수십개의 제품이 나온 것은 처음 본다"며 "복제약 시장을 혼탁하게 해서 경쟁사의 진입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수요가 있어 시장 논리에 따라 위수탁을 진행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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