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호텔신라(008770)가 '신의 한 수'를 꺼내면들면서 시내면세점 대전 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현대산업(012630)과의 합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단숨에 시내면세점 낙찰 후보 1순위로 떠올랐고 경쟁사들은 초비상이다.
필사적인 각오로 달려들었던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 갤러리아,
SK네트웍스(001740)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본입찰 막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두 업체의 막강파워를 견지하기 위한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들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시내면세점 입찰 참여에 다소 신중한 입지를 견지하던 호텔신라가 전면전에 나서게 된 핵심배경은 관세청의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 배점 기준이 크게 작용했다. 총점 1000점 중 50% 이상인 550점을 경영능력(300점), 관리역량(250점)에 두겠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면세업계 터줏대감인 호텔신라에게 상당히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자료=관세청)
여기에 입지와 주변 관광인프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산업(용산 아이파크몰)과 합작까지 이뤄내면서 막강파워를 장착하게 된 것.
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의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채점표를 보면 현재까지 진행상황에서 누가 봐도 호텔신라가 가장 많은 배점을 따낼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며 "이변이 없는 한 신규 사업권 티켓 한 장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텔신라가 꺼내든 깜작카드에 가장 당황한 쪽은 역시 업계 1위 롯데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한 발 뺐던 롯데는 관세청 발표 이후 입찰도전을 선언한 찰나에 신라쪽에서 먼저 승부수를 강하게 띄우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는 현재 서울에만 3개의 면세점(소공동, 잠실, 코엑스)을 운영중이지만 소공동점과 잠실점 사업권이 올해 말 동시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생각보다 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이번 입찰은 면세업계 영원한 맞수 호텔신라와의 자존심 대결도 걸려 있는 만큼 롯데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로 나설 태세다.
이렇게 되면서 당초 신세계,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등 3파전 양상이 거의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가 이제 롯데와 신라의 라이벌전으로 포인트 자체가 완전히 틀어진 상태다.
롯데는 현재 동대문 피트인, 김포공항 롯데몰, 신촌, 이태원, 가로수길 등을 신규 사업장 후보부지로 두고 심도 있는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쇼핑동선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로수길 등 강남일대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에 이어 제주 시내면세점까지 호텔신라를 누르고 2연승을 거두며 현재까지 롯데가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3번째 맞대결의 승자가 누가 될지 업계 이목도 쏠리고 있다. '3전 무패'냐 '3전 1승'이냐를 두고 양측의 날선 신경전도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운영 노하우가 없는 현대산업과 마땅한 부지가 없었던 호텔신라의 약점을 보완한 '환상의 조합'에 대적할 만한 비장의 카드가 롯데쪽에서 나올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입찰 마감을 50여일 앞두고 판도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막판까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승부전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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