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부가 일주일 새 두 차례나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을 통해 경기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최근 한국은행과 해외 투자은행(IB) 등 주요 기관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위축을 차단해 경기회복의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경기 낙관론을 내놨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기 전날 '최근 경제동향 4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경기도 저유가, 주택·주식시장 회복, 이란 핵협상 잠정 타결 등 경기회복에 긍정적인 요인들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3.1%로 하향조정한 뒤에도 최경환 부총리는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2월 이후 자산시장을 중심으로 실물지표가 완만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경기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최 부총리는 "(그럼에도) 최근 경제상황에 비해 지표상 미약하게 보이는 것은 지난해 4분기 및 올해 1분기 초반의 실적이 반영된 것으로 (최근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시차로 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처럼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보는 근거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있다. 실제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21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달리고 있으며, 부동산 매매거래는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실질구매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판단과는 다르게 민간에서는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하향조정하는 등 경기에 대한 시각이 어둡다. 회복세가 더디면서 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주된 시각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3.4%에서 3.1%로 0.3%포인트 낮췄고, 한국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도 각각 3.4%, 3.0%로 끌어내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금융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도 곧 수정 전망 발표를 통해 하향조정할 것을 예고했다.
해외 투자은행(IB)의 시각 역시 어둡다. 노무라증권은 3.0%에서 2.5%로 전망치를 낮췄고, BNP파리바도 최근 2.7%를 제시하는 등 2%대 전망도 늘고 있다.
민간의 이같은 시각은 곧바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킨다. 정부 입장에서는 혹여나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으로 간신히 살려놓은 경기회복 불씨가 꺼질까 우려할 수밖에 없다. 기재부가 연달아 경기 낙관론을 내놓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 증가세가 확대되고 산업생산이 개선되는 등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재차 평가하면서 "부총리 말대로 실물 경기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