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지난해부터 국회에 계류 중인 9개 경제활성화 및 민생 법안이 또다시 4월 임시국회 문턱에서 표류 위기에 놓였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 전반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키면서 굵직한 현안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활성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경기회복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정부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정치분야를 시작으로 나흘 간 국회 대정부질문에 돌입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제공 의혹에 대한 공세를 내비치면서 '성완종 정국'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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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야당은 의원들의 질의 순서를 변경하는 것은 물론, 질의자로 나선 의원들도 당초 자원외교 국정조사와 개헌 및 정치제도 개혁, 최저임금 인상, 세월호 1주기 등으로 준비했던 질의내용을 상당부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내용들로 바꿨다.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성 전 회장이 밝힌 친박 8인방의 불법 뇌물수수, 불법 대선자금의 진실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한 공무원연금 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은 모두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오는 16일부터 4·29 재보궐선거 운동기간이 시작되고, 다음달 7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경선 등 굵직한 일정들이 줄줄이 잡혀 있어 법안에 대한 정치권 논의는 탄력을 잃을 가능성도 높다. 4월 임시국회가 '빈 손 국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및 민생 법안은 총 9개다. 정부에 따르면, 하도급거래법·산업재해보상법·금융위설치법·서비스산업발전법·의료법·국제의료사업지원법·관광진흥법·크라우드펀딩법·경제자유구역특별법 등이 지난해부터 국회 문턱에서 계류 중이다.
9개 법안은 모두 경제활성화와 깊숙이 연관된 법안들이다.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법안 통과는 경기회복을 위해 필수적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러한 맥락에서 4월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부터 "4월 임시국회에서는 경제활성화·민생법안, 공무원연금 개혁법안, 소득세법 등 많은 핵심 법안들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은 경기회복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현재 주요 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조원 가량의 세수 차질이 예상되는 등 재정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가 큰 기대를 걸었던 노사정 대타협도 무산되면서 노동시장 구조개혁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는 정부의 경기회복을 위한 활로를 마련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경제활성화 법안 논의가 현안에서 멀어지자 정부의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꼭 처리돼야 하는 데 갑작스런 성완종 리스트에 묻히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크다"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법안 처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만큼 이번 사건으로국정 공백이 생기거나 국정 동력을 상실해선 안된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경제활성화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하고, 공무원연금 개혁 등 4대 개혁도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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