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지난달 중순이후 줄곧 매도세를 보이며 4조원 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운 투신권이 최근 3거래일 연속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지난 28일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이탈하자 돌연 매수세로 돌변한 것.
투신은 지난달 3일에도 지수가 1000선을 이탈하자 12거래일만에 매수세로 전환해 같은 달 17일까지 1조5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1160선까지 주가를 끌어 올린 적이 있다.
지난달 18일 1160선을 돌파하자 매도세로 전환했던 투신권이 1300선에서 재차 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에도 투신은 지난달처럼 지수 견인차 역할을 하며 1400선 돌파의 선봉에 설 수 있을까?
환매와 비중조절로 주식을 살 수 없다던 투신이 어디에서 돈이 난걸까?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단기급등시 투신권이 매도했던 자금이 다시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자금성격은 대부분 프로그램과 연동된 매매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또 "4월 한달간 주식형펀드에서 4700억 순유출이 있었는데 지금 지수대가 2005~2006년의 구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누적매물만 봐서는 펀드 자금 유출이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근 투신매수를 본격적인 매수의 시작으로 봐야하는지는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28일 현재 성장형 펀드의 주식편입비는 92%로 4월초와 변함이 없는 반면 INDEX펀드는 이달 초 81%에서 28일 현재 75%로, 차익거래펀드는 60%에서 13%로 주식편입비가 줄어있다"고 했다. 따라서 "최근 투신의 매수는 INDEX와 차익거래쪽 자금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또 "줄여놨던 차익거래가 계속해서 채워지는 과정인데 경험적으로 아직 다 채워진것으로 볼 수 없기때문에 프로그램이 당분간 더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NDEX와 상장지수펀드(ETF), 차익거래펀드 쪽만 봐선 수급이 나빠 보이진 않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향후에 지수가 추가로 상승하려면 규모가 큰 성장형 펀드쪽으로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야할 것"이라며 "시장이 더 오를수 있을지의 '키'는 이제 펀드가입고객들이 펀드 가입·환매 여부에 달려있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수가 오르더라도 환매가 더이상 나오지 않으면 투신이 추가로 매도할 압박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지수 상승이 나올 때 펀드쪽으로 개인 자금이 유입된다면 지수가 강하게 오를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투신이 추가로 일정부분 주식을 더 매도할 수 있겠지만 매도 압력이 강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최근 주식형펀드 흐름을 보면 지난 7일이후 총 1조7200억이 빠져나갔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펀드에 가입된 돈들이 수익을 챙기고 나가는 단기성자금일 가능성이 높단 이유에서다. 따라서, 이런 성격의 자금 유출은 거의 다 끝나가니까 투신 수급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또 그는 "지수가 오를수록 환매압력이 더욱 커질수도 있겠지만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기 시작한 시점의 지수대가 지난해 8월 1570포인트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이 지수대 이하에서 손해를 보고 나가야하는 대규모 환매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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