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일기획 등 광고대행사 7개 업체 '갑의 횡포' 적발
2015-04-22 12:00:00 2015-04-22 12:00:00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계열 광고대행사들의 하도급대금 관련 법위반 행위를 무더기로 적발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3년 5월부터 6월까지 광고업체의 하도급대금 지급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면 미교부(구두발주), 대금 지연지급, 어음대체결제 수수료 미지급 등의 법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에 적발된 업체는 제일기획(030000), 이노션, 대홍기획, SK(003600)플래닛, 한컴, HS애드, 오리컴 등이다. 공정위는 7개 광고대행사가 거의 모든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 지연 지급 및 지연 이자를 미지급해왔고, 서면 교부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관행적으로 '갑의 횡포'를 일삼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7개 업체는 광고제작 시적 전에 교부돼야 하는 하도급 계약서를 광고제작 착수 이후 또는 광고제작이 완료된 이후에 교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대행사는 광고주가 광고내용 및 대금을 확정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급사업자에게 계약서면 없이 구두로 작업을 지시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관행처럼 이뤄졌다"고 말했다.
 
구두 발주가 관행처럼 이뤄졌기 때문에 당초 광고대행사와 수급사업자가 합의한 금액보다도 적은 단가로 지급하더라도 법 위반 행위로 볼 수 없었고, 조사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7개 광고대행사는 하도급 대금 및 선급금을 법정지급일보다 늦게 지급하고 그에 따른 지연이자를 미지급했다. 하도급 법에 따르면 법정지급일은 발주한 날부터 15일 안에 지급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결과 광고가 제작됐음에도, 광고주의 최종 검수를 받아 광고가 실제 방송된 이후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노션과 대홍기획, SK플래닛, 한컴 등 실내건축업을 영위하는 광고대행사는 건설위탁에 따른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서를 교부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광고대행사들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3억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금액은 제일기획이 12억1500만원, 이노션이 6억4500만원, 대홍기획이 6억1700만원, SK플래닛이 5억9900만원, 한컴이 2억3700만원, HS애드가 2500만원, 오리콤이 400만원 순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주가 제일 윗단계의 갑으로 치면 광고대행사는 그들을 대리해주는 갑이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갑질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라며 "광고대행사들이 대체적으로 잘못을 인정하면서 법 위반 행위를 인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선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장기간 하도급법 집행이 없었던 광고업종의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에 처음으로 과징금을 부과해 엄중제재 하면서 광고업종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조치의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광고업종의 표준하도급계약서'를 개정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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