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미국 달러와 엔화에 대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수출주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수출주보다 중국 소비 수혜주 등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서울외환 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4원 내린 1073.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연초 이후 달러 대비 원화가 1100원 이하로 내려가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준의 금리인상 이슈 등으로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지금은 숨고르기 상태"라고 말했다.
원화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국내 수출주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8월 100엔당 1017.48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날 902원까지 밀렸다.
수출주로 대표되는 자동차 업종은 환율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005380)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한 1조58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000270)도 30.4% 줄어든 51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로 인한 수출 모멘텀이 발생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아직 한국 수출에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ECB와 BOJ의 양적완화 지속을 고려하면 수출 관련 모멘텀 발생은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대신 전문가들은 수출주보다는 중국인 소비 수혜주와 실적 개선 기업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에프앤가이드의 '상장사 2분기 업종과 종목별 증감율'에 따르면 의료, 소재, 필수소비재 등이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통신서비스가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산업재, 유틸리티, 의료 순으로 영업익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요섭 연구원은 "기업별로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이 유리한 국면"이라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특히 중국 소비 관련 수혜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중원 연구원도 "업종별로는 자동차보다는 전자가 좀 더 유리할 것"이라며 "내수에서는 중국인 소비가 많이 나타나는 화장품 같은 요우커 수혜주가 좋다"고 조언했다.
유현석 기자(guspower@etomato.com)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4원 내린 107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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