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황금연휴를 맞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해외로 나가려는 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행업계가 엔화 약세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대표적인 비수기로 손꼽히는 4월에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향후 실적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국내 주요 여행업체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6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지난해 동기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동남아와 유럽 지역의 고른 성장세와 더불어 일본 여행객 수의 급증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먼저 하나투어는 이날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매출 1181억8100만원, 영업이익 168억45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15%, 84.93% 상승한 수치다.
모두투어 역시 100%가 넘는 영업이익 상승을 보였다. 모두투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매출 504억5900만원, 영업이익 64억53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01%, 115.25% 상승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장세가 1분기뿐만 아니라 올 한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 겨울 성수기가 끝난 직후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4월에도 예년에 비해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4월 한 달 간 해외여행수요가 약 20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5.7% 증가했다. 모두투어 역시 10만6700명의 해외패키지 송객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46.5% 성장을 기록했다. 특별한 연휴가 없었던 점과 국내여행과 항공권을 제외한 순수 해외여행 실적인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전망 또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고공행진의 주요 요인으로 일본 여행객 수의 급증을 꼽고 있다. 4월의 상황만 살펴봐도 하나투어의 경우에는 엔저효과에 힘입어 일본 여행 부분에서 전년 동기 대비 93.6%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모두투어 역시 전년 대비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의 엔화가 떨어지면서 추석 이후 매달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만 해도 3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며 "이와 함께 여행에 대한 인식 개선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비싸더라도 만족할만한 여행을 가자'라는 인식 개선이 강화되는 가운데 엔저 효과로 일본 여행이 저렴하다는 심리적 요인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국과 일본, 양국 간 관계에서 사회·정치적 이슈가 약화되면서 일본 여행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방사능 유출과 관련된 루머들이 번지면서 일본 여행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됐고 독도·위안부 문제 등 양국 간 불편한 관계도 악영향을 미쳤다"며 "하지만 올해에는 이런 이슈들이 잦아들며 일본 여행이 상대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지난 2013년 하반기 태국의 반정부 시위, 필리핀 태풍 피해 등 동남아 지역의 악재와 지난해 세월호 등 사건·사고 이슈가 사그라 들면서 여행업계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반전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계는 올해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여행업계는 일본여행의 급성장, 동남아 유럽 여행의 꾸준한 상승 등 전반적으로 상황이 매우 좋다"며 "특히 아무 연휴도 없었던 4월에도 호조를 보인만큼 황금연휴를 낀 5월에는 더욱 높은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 5일까지 예약이 진행된 5월 해외여행수요는 16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했다. 또 다음 달인 6월 해외여행수요 역시 2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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