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중국 증시 조정과 맞물려 환매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79개 중국 본토 펀드에서 지난 6일 기준 일주일간 11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올 초부터 중국 펀드에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업계 대표펀드로 꼽히는 KB중국본토A주펀드, 삼성차이나2.0본토1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이뤄진 점이 주목된다.
중국펀드는 중국 증시 활황이던 지난 2007~2008년에도 48조~50조원의 뭉칫돈이 몰렸지만 이후 수익률이 반토막 나면서 환매가 나타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후퇴 우려와 함께 중국 증시 상승세가 꺾임에 따라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가 다시 이뤄지기 시작했단 분석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무려 38%의 급등세를 연출한 뒤 이달들어 5% 가까이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7년간 중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던 모건스탠리도 최근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이달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사진/뉴시스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익을 거둔 기존 투자자의 경우, 수익실현 니즈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A지수에 대한 부담감도 갖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4월 중국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시장 전망치는 물론 예비치에도 못 미치게 발표돼 경기 후퇴 우려가 확산되면서 중국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최근 증시 부진이 일시적 현상인 만큼 중국펀드에 대한 장기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기준금리를 2개월 만에 또 25bp(0.25%포인트) 내리기로 전일 결정하면서 다시 중국 펀드의 자금 유입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꾸준히 부양책과 개혁에 나선 덕분에 중국펀드 체질이 2008년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소비재, IT, 헬스케어 등 정책 수혜주로 꼽히면서 성장 가능성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인프라, 소비 관련한 중소형주 펀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며 "선강퉁 시행도 앞두고 있는 만큼 차익실현 차원의 환매가 일부 마무리된 뒤 신규 자금 유입이 다시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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