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우량 기업에 투자하자
장외시장, 큰 손부터 직장인까지 '인기'
2015-05-13 12:00:00 2015-05-13 12:00:00
 # 대기업에 다니는 홍성호(가명, 남. 38세)씨는 같은 부서 내에 있는 상사가 장외주식투자를 통해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장외주식투자는 돈 있는 자산가들이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의 추천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를 잘 아는 사람들만 하는 거래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장외 주식시장(K-OTC)에서 상장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투자를 결심했다.
 
비상장 우량기업 미리 투자하자..개인투자자 '관심'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상장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K-OTC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장외주식거래 시장인 '프리보드'에서는 비상장 중소기업만 거래됐지만 K-OTC는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 미리 투자한다는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거래방법도 쉬워졌다. 기존에는 개인들이 직접 호가를 제시한 다음 연락처를 받아 대금을 입금하거나 중개사이트를 이용해야했다. 그러나 K-OTC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해 상장주식과 같은 방법으로 거래하면 된다. 또한 위탁증거금이 100%이기 때문에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기존 장외주식거래 시장에서 투명성과 거래 안전성이 강화된 시스템"이라며 "기존 장외주식 매매의 경우 체결 가격을 알기 어려웠지만 K-OTC는 가격을 바로 보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매력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김종범 동부증권 PB는 "비상장주식을 부동산에 비유하면 경매물건을 낙찰받는 것과 비슷하다"며 "일반거래와 달리 경매는 물건분석부터 비용까지 모두 계약자 본인이 책임져야하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감수하고 성공적으로 낙찰 받으면 그 순간 30%의 이익이 생기는 것처럼 장외주식 역시 상장으로 이어지면 단기간에 꽤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종목 선정에 대해 김종범 PB는 "상장되어 있는 동종업체의 주가보다 50% 이상 할인되어 거래되고 있다면 투자매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내주식투자와 매매방식 달라 '불편' 호소도 
 
그러나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주로 투자했던 이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가장 많은 불만이 매매방식인데 K-OTC는 상대매매로 거래가 체결된다. 거래소에서는 A종목의 매도호가가 50원일때 매수자가 대수단가를 100원으로 지정하면 최저가격인 50원부터 차례대로 해결되는 경쟁매매다. 그러나 K-OTC시장에서는 매수자가 지정한 가격(100원)과 일치하는 매도호가 수량이 있을 때만 거래가 이뤄지는 상대매매다.
 
기준가격을 산정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다. 장내 거래되는 경우 주식 가격이 오전 9시에 1만원 하던 주가가 오후 3시에 1만2000원으로 올라 마감되면 이틀날 개장가는 1만2000원이다. 하지만 K-OTC시장에서는 전일 오전 9시에 1만원이었던 주식을 1만2000원에 10주 거래됐다고 하면 다음날 개장가는 전일 거래량가중평균주가로 1만1000원이 된다.
 
상하한 제한폭도 거래소의 두 배인 30%이다. 수수료는 거래소 시장의 0.3%에 비해 0.2%포인트 높은 0.5%이지만 사설중개사이트 수수료 1~1.25%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
 
거래소에 비해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여의도 B 증권사 PB는 “K-OTC에서 거래되는 기업의 경우는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며 "개인투자자가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고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간 K-OTC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비상장주식에 대한 할인요소가 상당히 해소됐다. 이에 따라 50%에 달했던 비상장 주식가치의 할인율도 이제는 축소되는 추세여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투자자가 비상장 기업의 정보를 알고 싶다면 금융감독원( http://dart.fss.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OTC에서 금융투자협회가 지정한 기업은 사업보고서 제출기업으로 분류되는데 주요 보고사항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고 예탁원을 통해 일정을 체크할 수 있다. 
 
K-OTC, 대기업 20% 중소기업 10% 양도세 부과 
 
K-OTC시장에서 거래할 경우 특히 세금문제를 주의해야한다. 거래소와 달리 장외시장에서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때는 대기업은 20%, 중소기업은 10%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게다가 매도자가 직접 관할 세무서를 방문해서 자진신고해야한다.
 
만일 신고하지 않으면 무신고에 대한 가산세 20%와 세금 미납에 대한 불성실가산세 10.95%를 추가로 부담해야한다. 애써 벌어들인 수익을 세금으로 날리지 않으려면 신고기간과 납부액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한다.
 
여러 건의 주식을 매도할 경우 세금계산이 복잡해진다. 여러 건의 주식을 매도한 경우 분기별로 모아 신고, 납부해야한다. 만일 어느 분기에는 차익이 발생하고 다른 분기에는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합해 다음해 5월에 확정신고 하면 추가로 낸 양도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세무전문위원은 "K-OTC에 상장된 종목의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장내시장에 상장된 뒤 매도하는 것"이라며 "비상장 주식을 몇 개월 뒤에 상장된 이후 장내처분하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