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하나금융 손 들어줄까
재판부 "은행 효율성 감안해보라" 입장변화 시사
하나금융 "줄 것 모두 줬다"···다음달 최종 결론
2015-05-17 12:00:00 2015-05-17 12:00:00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엠블럼. 사진/뉴시스
 
 
법원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에 대해 은행의 효율성을 감안해보라고 밝히면서 조기통합을 주장하는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는 지난 15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노조를 상대로 낸 통합중단 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2차 심의를 진행했고, 다음달 중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원심 결정이 6월 30일까지이므로 그 전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두 은행의 조기통합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오는 6월 말까지 중단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이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특히 재판부는 "(지난 한 달여간의)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의아하다"며 "법적 분쟁과 별개로 계속 대화를 하되 어떻게 하는 것이 은행에 가장 효율성을 줄 것인가를 감안해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2차 심의를 진행한 데다가 은행의 '효율성'을 거론한 것은 조기통합을 추진하는 하나금융 경영진의 내외부적인 상황을 일부 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외환은행 노조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재판부는 설 연휴 직후 내부인사로 교체된 바 있다. 새 재판부가 지난달 한 달여간 "대화 노력을 심의결정에 참작하겠다"며 대화를 주문한 것도 이러한 상황 변화 때문이다.
 
이날 재판부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간의 대화 파행에 대해 '의아하다'고 평가한 것은 사측의 파격 제안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 노조가 대화에 응하지 않는 점을 알아준 것이라고 하나금융 측에서는 보고 있다. 
 
2차 심의에서는 외환은행 노조에 제시한 하나금융의 제안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외환' 또는 'KEB' 통합은행명에 포함 ▲고용안정(인위적인 인원감축 없음) ▲인사상 불이익 없음 ▲근로조건(임금 및 복리후생 체계) 유지 등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피인수은행 브랜드(외환)를 통합은행명에 유지하는 것은 최초 사례"라며 "외한은행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이익배분을 보장하는 제안에도 외환은행 노조는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약속된 바 없다"고만 반박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 절차를 중단하라는 법원의 명령기한은 다음달 말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이 이의신청을 진행하는 이유는 노조가 합병 등 경영진의 결정사안에 발목을 잡는 선례를 없애기 위해서다.
 
앞으로 한 달여간 대화가 두 은행의 조기통합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재판부가 과거 재판부의 판결을 번복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며 "하나금융의 파격제안이 공개된 상황에서 외환은행 노조의 대응에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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