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선업계를 호령하던 국내 조선소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그동안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온 해양플랜트는 국제 유가하락으로 발주가 뚝 끊겼고, 일반 상선은 중국과 일본의 집요한 추격을 받으며 고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2281억원, 영업손실 19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했다. 올 1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지급 등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했다. 매출액은 23.9% 감소한 2조609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액은 15.2%, 영업이익은 무려 74.1% 감소했다. 드릴십 등 고마진 선종의 매출비중이 축소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3.3%에서 올 1분기 1.0%로 2.3%포인트 하락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 했다. 매출액은 4조4861억원으로 10.4%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 적자는 8년6개월 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하고, 꾸준히 흑자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일회성 비용이 대거 실적에 반영되면서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 300억원과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가근무 수당 개편으로 4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사용됐고, 여기에 1000억원 규모의 장기 매출 채권 대손충당금 등이 더해져 영업손실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선 빅 3외에 중소 조선소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STX조선, 대선조선, SPP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국내를 대표하는 중소 조선소는 모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STX조선해양과 대선조선은 1분기에도 적자행진이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으며, 특히 성동조선해양은 채권단의 추가 지원 불가로 현재 법정관리까지 검토 중인 상황이다.
조선업 침체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 유가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에코십 투자수요마저 얼어붙어 일감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예상 수주량은 전년 대비 약 24% 감소한 950만CGT, 수주액은 약 30% 감소한 230억달러로 추정됐다.
◇세계 조선 경기 침체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1분기 국내 주요 조선소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사진=뉴스토마토DB)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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