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주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중국인 큰 손들 사이에서 국내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가 수직 상승한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화장품주가 이미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음에도 중국발 상승 모멘텀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때 400만원에 육박하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액면 분할 통해 10분의 1 수준으로 몸집을 줄인 지 열흘 만에 40만원대 고지에 올라섰다. 시가총액도 25조원을 돌파해 5위에 등극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화장품 업계 '쌍두마차' 격인 LG생활건강은 연초 이후 40% 넘게 급등했고,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각각 75%, 110%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들은 모두 중국 본토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중국 정부가 다음달 말 이전까지 일부 해외 일용 소비재의 수입 관세를 인하하고 적용 범위도 확대키로 한 가운데, 요우커(국내 중국인 관광객)보다 중국 본토에서의 성장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1분기 중국의 전체 화장품 수입액은 6억9726만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1%(1억3121억달러)로 프랑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4위에서 두 단계나 상승한 것.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의 해외에서 내수로의 유도 정책은 중국 본토 내 확산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최근 한국 화장품 수출입 자료는 긍정적 시그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간 화장품 산업의 눈부신 성장을 뒷받침했던 국내 면세점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화장품·향수 구매 비율은 지난 2008년 36.9%에서 지난 2013년 73.1%까지 높아졌다.
중국인 수요를 발판으로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 역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2% 증가한 27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204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9.2% 늘어났다.
특히, 코스닥 화장품 대장주인 산성앨엔에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 1061%나 성장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은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존재하나, 탄탄한 기업 펀더멘털과 구조적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 성장성을 감안할 때 과도한 주가 하락 시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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