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식, 유회원에게 수억 요구할 거라고 했다"
조응천 전 청와대비서관 법정 진술
2015-05-20 18:17:49 2015-05-20 18:17:49
'론스타 뒷돈' 사건에 증인으로 선 조응천(53) 전 청와대공직비서관이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가 '해고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지 못한다면 유회원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에게 수억원을 요구해야 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장준현) 심리로 20일 진행된 이날 공판기일에서 조 전 비서관은 "장씨가 유씨에게 요구한 구체적인 액수는 기억나진 않지만 수억원 정도는 맞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당시 유씨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돼 다시 수감되는 시점에서 장씨에게 연락이 왔다"며 "장씨가 '유씨와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지만 여러 가지 정리할 때가 왔다며 (유씨를 심리할) 재판부에 자신이 선처해달라는 취지를 하는 대신 그동안 해고된 데 따른 불이익을 보상 받음으로써 서로 간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유씨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어 "투기자본감시센터를 이끌며 론스타에 수년간 일관되게 비난해 온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놀라 갸우뚱했다"며 "그러자 장씨가 내부에서 얘기가 다 공론화됐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조 전 비서관은 또 당시 장씨가 론스타 측으로부터 8억원을 수수하는 협상 과정에서 창구 역할을 한 점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조 전 비서관은 "장씨는 고등학교 동기인 관계로 유씨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루트로 (자신을) 삼았다"며 "(자신이) 장씨의 의사를 유씨에게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전달 창구이자 메신저"라고 했다.
 
그는 다만 "(자신이) 론스타 관련 김앤장의 송무팀 소속이 아니라서 합의서와 관련해 구체적인 액수나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며 "당시 다른 일을 하고 있었고 이런 일 때문에 장씨가 연락해 온 거 아닌가란 생각에 솔직히 귀찮고 짜증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씨는 지난 2011년 9월 론스타와 유씨에 대한 비난을 중단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8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한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으로 유씨가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2011년 파기환송심에서 법정 구속되자 유씨 변호인 측에 먼저 금품을 요구하며 합의를 제안했다.
 
이후 장씨는 2011년 9월27일 유씨로부터 자신의 계좌로 8억원을 입금받았고 유씨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장씨는 유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추가로 4억원을 더 받는 조건의 지급각서까지 받았으나 같은 해 10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되면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4차 공판을 받기 위해 출석하며 휴대전화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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